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에다 제조 원가 상승으로 자동차 가격이 내년까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6일 ‘자동차 가격 상승 현상 분석’ 보고서를 통해 “2020년 하반기부터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신차와 중고차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이며, 이같은 가격 상승 압력은 단기에 해소되기 어려워 내년에도 신차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자동차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주요 시장에서 신차와 중고차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신차 평균 거래 가격이 올해 9월 4만5000달러(약 5300만원)에 달해 직전 1년간 약 12% 상승했다. 중고차 매물 평균 가격도 올해 11월 2만9000달러(약 3400만원)로 1년 전보다 29%가량 올랐다.
유럽의 경우 신차 공급 지연 사태로 인해 올해 10월 중고차 평균 가격이 연초보다 최대 28.3% 올랐다. 국가별 상승률은 영국 28.3%, 이탈리아 10.2%, 독일 8.6%, 프랑스 3.2% 순이다. 일본은 올해 10월 중고차 경매 가격이 1년 전보다 11% 상승했다.
우리나라 역시 신차 가격은 일부 수입차를 중심으로, 중고차 가격은 국산·수입 전체적으로 상승 중이다. 정찰제 판매를 기본으로 하는 국산 신차는 예년 대비 가격 급등세가 뚜렷하지 않은 반면, 수입차는 명목 판매 가격이 상승하거나(Tesla 등), 판매사의 프로모션이 줄어드는 추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특히 중고차의 경우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국산·수입 중고차 가격이 상승 중이며, 특히 출고 수개월 이내의 중고차는 신차 수요를 흡수하여 신차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원은 이같은 자동차 가격 상승 배경에 2020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반도체 공급난, 자동차 공통 소재(열연강판·냉연강판등) 및 전기차 배터리 소재의 국제 가격 오름세와 주요국의 물류비용 및 인건비 상승 등 자동차 제조원가, 글로벌 차 수요 회복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이에따라 완성차 기업의 경우 판매량 감소, 친환경차 연구개발 투자, 하방 경직적인 인건비 증가 등에 따른 재무적 부담을 덜기 위한 가격 인상 조치가 불가피하고, 국내에서도 연식 변경과 함께 자동차 가격 인상을 예상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소재 원가 상승세로 급격한 판매가격 인하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연구원은 다만, 국내 차 가격 인상 본격화 시 생계형 운전자나 서민의 부담이 커지므로 이를 경감하기 위해 신차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등 세제 개편과 더불어 전기차 보조금 로드맵 재검토 및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술개발 등이 정책 이슈로 제기될 수 있다고 봤다. 김창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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