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악몽’ 이태원 참사]지옥이 된 축제의 밤…한국을 집어삼켰다
상태바
[‘핼러윈 악몽’ 이태원 참사]지옥이 된 축제의 밤…한국을 집어삼켰다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2.10.31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인명사고 현장에 구두와 핼러윈 호박 모형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일대에 핼러윈을 앞두고 수만 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최악의 압사 참사가 났다.

참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와 함께 오는 11월5일(밤 12시)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선포했다.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로 30일 오후 6시 기준 153명이 숨지고 133명이 다쳐 모두 28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153명의 사망자 중 울산 기간제 교사인 30대 여성 1명과 남구 달동 소재 92년생 남성 한명이 포함됐다.

2014년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인명피해 사고다. 사망자 수는 이날 오전 2시께 59명으로 파악됐다가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 상당수가 숨지면서 오전 9시 기준 151명으로 급증했다. 이후 중상자 중 2명이 치료를 받다 사망해 153명으로 늘었다.

소방당국은 부상자 133명 가운데 37명이 중상을 입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사망자 153명 중 여성 97명

사망자 153명 중 97명은 여성, 56명은 남성으로 확인됐다. 폭 4m 정도의 좁은 길에서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뒤엉켜 상대적으로 체격이 작아 버티는 힘이 약한 여성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사망자는 12개국 20명으로 집계됐다. 국적은 중국·이란(각각 4명)·러시아(3명)·미국·프랑스·베트남·우즈베키스탄·노르웨이·카자흐스탄·스리랑카·태국·오스트리아(각각 1명) 등이다.

이날 오전 사망자 지문 채취를 모두 마친 경찰은 오후 3시까지 141명의 신원을 확인해 유족에게 사고 사실을 통보했다. 사망자는 일산동국대병원(20명), 평택제일장례식장(7명), 이대목동병원(7명), 성빈센트병원(7명), 강동경희대병원(6명), 보라매병원(6명), 삼육서울병원(6명), 성남중앙병원(6명), 순천향대병원(6명), 한림대성심병원(6명) 등 서울·경기 지역 36개 병원에 나뉘어 시신이 안치됐다. 한남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실종자 접수처엔 이날 오후 3시 현재 3757건(중복 포함)이 신고됐다.



◇울산서도 위치확인 요청 잇따라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울산에서도 위치확인 요청 신고가 이어졌다.

지난 29일 새벽부터 30일 오후 3시까지 울산지역에서 소방으로 요청된 위치확인 신고는 4건, ‘서울에 있는 가족과 연락이 안 된다’며 경찰로 접수된 위치확인 요청 신고는 56건이다.

울산지역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밤사이 “엊그제 이태원 간다던 대학생 살아있지?”라며 이태원으로 핼러윈데이를 즐기러 간 지역 대학생들의 안부를 묻는 글들이 지속 게재됐다.

서울에 가족을 둔 시민들도 밤새 가슴을 졸였다. 울주군에 거주하는 신모(여·54)씨는 “간밤에 이태원 참사 사고 접하자마자 서울에서 대학 다니는 딸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며 “혹시나 이태원에 가있지는 않을까 걱정돼 가족 전체가 계속 연락했지만 곧바로 받지 않자 눈앞이 깜깜했는데 조금 뒤 연락이 닿아 겨우 안도했다”고 말했다.



◇사인 대다수 질식사

현장에 있던 의료진들에 따르면 이날 발생한 사망자 대다수 사인은 ‘질식에 의한 외상성 심정지’다. 대규모 인파의 압력에 인한 압사 사고로 구조 당시 이미 상당수가 CPR에도 깨어나지 못할 정도로 질식해 사망한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의학계는 이날 사고가 지난 2005년 10월 경북 상주 시민운동장에서 발생했던 압사 사고와 유사하다고 봤다. 경북 상주 시민운동장 압사 사고 당시에는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는 콘서트를 보기 위해 대기하던 5000여명의 관람객들이 한꺼번에 하나의 출입구에 몰리면서 11명이 숨지고 162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수습·후속조치 국정 최우선

윤 대통령은 담화에서 국정의 최우선 순위로 사고 수습과 후속조처가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향후 동일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날 즉각 서울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사망자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지원금 등 필요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사망자 유족에게는 위로금 및 장례비, 부상자에게는 치료비 등 일체의 지원이 이뤄진다. 김두수·정혜윤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울산 앞바다 ‘가자미·아귀’ 다 어디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