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재명 대표의 단식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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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재명 대표의 단식을 보면서
  • 경상일보
  • 승인 2023.09.0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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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걸수 수필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단식 돌입을 선언했다. 윤석열 정부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채 상병 순직 수사외압,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변경 등을 비판하며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는 것이 이유였다. 과연 속내도 똑같을까? 이 대표는 사법리스크 목전에서 최강의 정치적 승부수로 최후의 배수진을 치는 것이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

필자는 몇 년 전 국회의원, 장관, 대학 총장을 다 해 본 인사가 “국회의원이 제일 낫다”라고 한 기사를 본적이 있다. 장관·총장은 결재도 매일 해야 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뒤 따르지만, 국회의원은 부정한 돈만 안 받으면 되고, 책임은 어디까지나 연대 책임이지 개인적 책임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명문화 된 불체포 및 면책특권 등 책임보다 권한이 훨씬 많았기에 그런 말씀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요즘 같은 극단적 여야 대치 정국은 언제쯤 끝날까. 정치에 문외한 필자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현 체제 하에서는 끝이 안 보인다. 지역 쏠림현상 방지 및 중도 지지층을 끌어 내야하고, 거대 양당 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 차제에 국회의원 선출방법을 중·대 선거제로 전환되어야만 반복되는 전 정부 타령 등 삼류정치의 오명을 줄일 수가 있지 않을까.

더 많은 욕심을 내어본다면 국회의원 체포 동의안 폐지, 선수 제한, 인원 및 권한 축소, 명예직 전환 등 대수술의 필요성이 제기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시·도지사 등 대부분의 선출직 공무원은 선수 제한이 있다. 유독 국회의원만 선수 제한이 없다. 국회가 입법기관이기에 특혜를 누린다고 볼 수밖에 없지 않는가. 시대에 맞지 않은 국회의원 특권 때문에 증거가 흘러넘쳐도 한 때 대선주자였고 현 당 대표라는 직위에 밀려 국가 공권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양심 있고 소신 있는 민주당 의원이 또 다시 체포동의안이 청구해 올 경우 이재명 대표는 의원들에게 체포동의안 가결을 촉구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이 대표는 “이게 구속할 사유에 해당된다고 보시냐”고 합리적 판단에 맡긴다고 일축했다. 이는 분명한 겁박이고 뻔뻔함의 극치이자 참으로 이재명 대표다운 발언이다.

수시로 말을 바꾸는 이재명 대표는 단식을 해도 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검찰 수사 역시 지장 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자 당무로 시간을 낼 수 없으니 9월4일 두 시간만 받고 나머진 며칠 후에 받겠다고 했다. 이 무슨 기상천외한 발상인가. 대한민국은 공권력이 존재하는 국가인지 의심스럽다.

명분없는 단식 농성장에서 당무를 한답다고 다수의 의원들을 끌어드려 의사봉을 두드리고 웃기는 촌극들을 자아내고 있다. 단식은 생명을 단보로 가슴 졸이는 행위이다. 그에 걸 맞는 목표를 세워야 하고 진중해야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것이다. ‘출퇴근 단식’, ‘웰빙 단식’, ‘릴레이 동조단식’ 등 신조어를 만들어 웃기는 헤프닝에 국민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이 대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불필요한 특권의식은 내려놓고, 법 앞에 평등의무를 지켜야 한다. 특히 청렴의 의무와 지위를 남용하지 않아야 한다. 다수의 국민들은 이재명 ‘사법 리스크’ 보도에 많이 지쳐있다. 이번 기회에 이 대표 단식 승부수와 공권력에 대해 어떻게 결론 날지 최대의 관심사다. 우리 모두는 지켜보고 있다.

강걸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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