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교육현장의 변화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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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교육현장의 변화를 기대하며
  • 경상일보
  • 승인 2023.09.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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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광식 울산교사노동조합 위원장 호계중 교사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교원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등은 누군가의 안전을 보장하고 건강한 사회 질서를 위해 제정됐다. 법의 취지가 그러했듯 누군가의 처벌이나 감시를 위한 것이기보다는 누구나 보호받을 수 있고,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가 목표가 되어야 한다.

교육 현장의 교사는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당하면서까지도 교육자로 책임을 다하고,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며 이를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선에서 최선을 다해 생활 지도를 해오고 있는 교사들에게 사회는 언제든지 조치나 제재를 가할 수 있는게 현실이다. 결국 교사가 사명으로 생각해왔던 교육 활동이 법의 테두리 안에 갇히게 되고, 교사는 아동을 보호해야 할 순간에 위축되면서 교육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전문가가 법률전문가에게 교육활동의 범위와 내용을 물어야 하는 지금의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라는 어느 변호사의 말이 떠오른다. 마음 놓고 교사가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고, 이런 활동과 의지가 존중받으며, 교육전문가로서 옳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급식지도’, ‘일기쓰기’ 등 학교에서 일어나는 많은 교육활동에 찬성과 지지도 있지만, 내 아이가 힘들어한다는 이유로 ‘내 아이만 안 할 수 없으니 우리 반에서는 하지 말아주세요’라는 요구도 받게 된다.

아이들의 개인 특성이 다양하게 발현되는 지금은 교사의 다양한 교육적 방법과 전문성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다. 교사가 아이들의 특성에 맞는 교육활동으로 교육적 변화를 이끌며 전문성을 높여가고 있음을 이해해 주고, 이러한 교육적 노력이 학부모와의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공통된 목표 아래, 아이들을 잘 이해하고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믿음과 신뢰가 중요하다. 더 나은 교육의 방향으로 가는 길에 교사의 전문성과 더불어 교육공동체가 ‘민원’이 아닌 ‘제안’과 ‘소통’으로 함께 나아가야 한다.

학교는 다음 세대를 책임질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성장해 나가며 미래를 설계하는 곳이어야 한다. 다음 세대가 만들어가는 미래가 규정과 처벌의 강화만으로 만들어져서는 안되는 것이다. 안전과 행복이라는 공동 목표 아래, 아이들은 사회에서 경험하게 될 실수를 바로잡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공존하기 위해 치열하게 토론하는 곳이 학교이기 때문이다.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받고 보호받은 학생은 누군가를 보호할 책임을 배우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경험이 건강한 사회와 미래를 설계하는 힘과 원동력이 되어 줄것이다.

건강한 사회는 존중과 배려가 필요한 상황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으며, 개인의 특수성이 고려될 수 있는 사회다. 누군가의 요구로 특혜를 받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체의 노력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존중과 배려가 있는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꿈을 펼치며, 도전하고,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으면 한다.

교사가 교육전문가로서 가르칠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고, 배우고 싶은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정상적인 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달라는 것이다. 어느 설문 결과에 보면 교사의 효능감은 굉장히 높았지만 현실은 교사 효능감을 높이는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교사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주시고 사기를 북돋아 주신다면 높은 효능감을 가진 교사들이 다시 용기를 내고 사랑하는 아이들 곁으로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박광식 울산교사노동조합 위원장 호계중 교사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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