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구강건강과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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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구강건강과 치매
  • 경상일보
  • 승인 2023.09.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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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재희 CK치과병원 원장

추석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평소 떨어져 지내던 가족들이 추석을 맞아 함께 모여 서로간의 안부도 묻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 오랜만에 부모님도 찾아 뵙고, 특히 부모님의 건강도 챙기게 된다. 고령화 또는 노령화는 다른 사회와 비교할 때 노령인구의 비율이 현저히 높아가는 사회이다. 평균 수명의 연장과 출산율의 감소도 고령화 사회를 이끌며 독거노인의 증가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은 노인 비율 20%를 넘어서며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이 6.8%였지만 2023년 8월 현재 고령 인구 비율이 15.5%에 달한다. 고령화와 독거노인의 증가는 여러 가지 노인들의 문제를 일으킨다. 경제적(노후 준비 부족), 사회적(외로움, 고립감), 정신적(우울증, 치매), 건강관련(만성질환) 문제들이 나타나며, 가족 구조가 핵가족화 되면서 노인들이 받는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특히 노령 인구의 건강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만성질환 예방 및 관리 프로그램 강화, 의료 서비스 접근성 개선 및 의료비 지원 확대, 치매 예방 및 관리 프로그램 강화 등을 들 수 있다.

노인성 질환 중 치매는 고령화 사회에서 큰 문제거리 중 하나다. 현재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중 10%는 치매라 할 정도로 그 비율이 높다. 치매는 뇌의 인지 기능 장애로 인해 일상 생활을 스스로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 혹은 그러한 질병을 말한다. 치매관리법 제2조 제1호에서는 치매를 ‘퇴행성 뇌질환 또는 뇌혈관계 질환 등으로 인해 기억력, 언어능력, 지남력(指南力), 판단력 및 수행능력 등의 기능이 저하됨으로써 일상생활에서 지장을 초래하는 후천적인 다발성 장애’로 정의한다.

구강건강이 치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만성 염증성 질환이기도 한 ‘치주염’은 치매·인지장애와 연관성이 상당히 높다고 알려져 있다. 치매환자는 인지장애로 인해 양치 등 위생관리가 어려워 치주염이 악화될 수 있고, 반대로 치주염이 있는 경우 전신적인 염증반응으로 이어져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최근에는 치아가 손실됨에 따라 기억력이 나빠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센다이 도호쿠대 연구팀이 평균 67세 172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치아 상실에 따른 뇌 건강 상태를 조사,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치아 손실이 뇌의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수축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4년의 기간을 두고 치과, 기억력 검사는 물론, 뇌 스캔을 통해 조사 대상자 마다 해마의 부피를 측정했다. 그 결과 치아의 수가 줄어들수록 해마 수축 비율이 늘어남을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치아 하나가 줄어들수록 뇌가 노화되는 비율이 거의 1년과 맞먹는다는 설명이다. 또한 치주염이 심각한 경우에도 뇌 노화에 영향을 줬다고 한다. 따라서 연구팀은 치아 상실과 치주질환은 매우 흔한 만큼, 치매와의 연관성을 평가하는데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구강 건강이 기억을 통제하는 뇌 건강에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연구팀은 60세 이상 노인 약 1600여명을 대상으로 치아 개수에 따라 치매 발생의 차이를 보이는 지 확인했다. 그 결과, 치아가 20개 이상 있는 노인과 비교해, 치아가 10~19개인 노인은 치매 위험이 62% 높았고, 1~9개 있는 노인은 치아가 20개 이상 있는 노인보다 치매 발생률이 무려 81%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잔존치의 수가 같은 경우, 치과 치료를 통해 상실 치아를 수복한 경우 저작기능과 영양불균형이 다소 해소되어 치매 위험도가 더 낮은 수준으로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보고도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도 노인에게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노인성 치매 및 인지장애, 전신건강 문제에 있어 치아 저작기능과 교합력 향상이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현재 2개의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을 4개로 확대하는데 힘쓰고 있다. 다가오는 추석 명절, 나이 드신 부모님들의 구강 건강에 각별한 신경을 써 주길 당부한다.

손재희 CK치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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