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천성산 해맞이 본격화, 간절곶 경쟁력 더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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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천성산 해맞이 본격화, 간절곶 경쟁력 더 높여야
  • 경상일보
  • 승인 2023.10.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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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1일 해맞이를 둘러싸고 울산 울주군과 양산시가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양산시가 천성산 정상에 일출 조망대인 ‘천성대’를 건립하기로 하고 조만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울주군은 “인접한 이웃 지자체가 한창 관광자원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한다는 것은 도의를 져버리는 것”이라며 불쾌한 표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천성산 일출 명소화 사업은 지난해 12월 2023년 새해 일출을 앞두고 한국천문연구원에 천성산을 포함한 국내 주요 일출 명소와 일출 예상 시간을 확인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한국천문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일출 시각이 가장 빠른 곳으로 알려진 울주군 간절곶보다 천성산이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답변했다. 이에 양산시는 5억원을 들여 이달 중 천성대 건립 공사에 들어가 연말께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천성대 준공과 맞춰 이 곳을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장소로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로 했다. 천성대는 천성산의 상징인 원효대사의 사상과 정신을 기려 건립된다.

전국 지자체마다 관광산업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인접한 지자체끼리 비슷한 관광자원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경우는 허다하다. 케이블카나 흔들다리, 전망대 등은 이제 대부분의 지자체에 다 설치돼 있다. 불쾌하지만 할 수 없는 일이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의 경우 울산이 훨씬 먼저 추진했으나 결국은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가 먼저 설치됐다.

양산시가 천성산을 전국에서 가장 해가 빨리 뜨는 곳으로 홍보할 예정이라고 하나 내륙과 해안간에는 극복할 수 없는 차이가 있다. 올해 간절곶에는 1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모여 들었다. 광활한 언덕에 수십만명이 모여드는 간절곶은 이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특히 해발고도 0m를 기준으로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곳이라는 사실은 여전히 유효하다. 따라서 ‘간절욱조조반도(艮絶旭肇早半島,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아침이 온다)’라는 말도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어떤 명소든 새로 태어나려는 노력 없이는 잊혀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일출 명소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정동진, 태백산, 호미곶, 지리산 천왕봉, 향일암, 성산일출봉, 땅끝마을 등도 계속 거듭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울주군이 간절곶에 대규모 식물원을 조성하기로 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웃 지자체간 불필요한 신경전 보다는 보다 건설적이고 창조적인 경쟁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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