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CEO포럼]울산 사람은 고래를 타고 출퇴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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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CEO포럼]울산 사람은 고래를 타고 출퇴근한다?
  • 경상일보
  • 승인 2023.10.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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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우 가온감정평가법인 울산지사장 본보 차세대CEO아카데미2기

울산은 전국 광역시 중에서 유일하게 지하철이 없다. 지하철을 당연시 하게 여기는 타 광역시도 사람들에게 인구 100만의 도시, 1인당 평균소득이 1~2위를 다툴 정도로 높은 도시인 울산에 지하철이 없다는 것을 쉽게 설명하기는 힘들다. “울산 사람들은 지하철이 없어서 고래를 타고 다닌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 오고가기도 할 만큼 울산시에 지하철이 없다는 사실은 의아함을 자아낸다.

지하철은 편리한 대중교통수단의 상징이다. 1974년 서울에 첫 지하철이 개통한 이후 2006년 대전시에 지하철이 개통되는 것으로 울산시를 제외한 대한민국의 모든 광역시에 지하철이 도입 된지 십년이 훌쩍 넘게 지났다. 이미 수천만명의 인구가 일상 생활에서 편리한 지하철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울산에 살고 있는 시민들 뿐만 아니라 울산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지하철의 부재는 상대적으로 울산의 대중교통이 굉장히 불편하다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하다.

울산에는 왜 지하철이 없는 것일까? 여기에는 울산 시내의 지반이 늪지대라서 개발이 불가능 하다는 둥, 현대자동차 때문에 지하철을 만들지 않는다는 둥 다양한 이유가 등장하지만, 경제성의 문제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울산은 정부 주도의 공업화 정책에 따라 국가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인구 100만의 도시로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시설, 의료, 문화 시설 및 사회 간접 자본시설 등이 타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해 시민들의 삶의 질이 상당히 낮았다. 이러한 문제점이 대두되면서 이를 해결하고자 1997년 울산은 광역시로 승격되었다. 하지만 광역시로 승격 이후 바로 발생한 IMF사태로 인해 재정적인 문제가 생겼다는 점, 울산의 도심이 여러 곳에 분포돼 도심간의 거리가 멀고 주 노선을 잡기가 힘들다는 지리적 한계가 있다는 점 및 그로 인한 이용수요 대비 공사비용이 높아 경제성이 결여돼서 지하철공사가 미루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고래를 타고 출퇴근 한다는 울산에도 그토록 바라던 희소식이 들려온다. 울산시는 지난 8월23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서 ‘울산도시철도 1호선 건설사업’이 타당성재조사 통과를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울산도시철도 건설사업은 울산시에 처음으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태화강역을 기점으로 공업탑 로터리를 거쳐 신복로터리까지 10.99㎞구간(정거장 15개소)을 트램(노면전차)방식으로 연결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트램하면 유럽의 것을 떠올리게 되지만, 유럽의 트램과는 달리 울산 도시철도 1호선은 세계 최초로 수소 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울산은 수소시범도시로 연간 약 80만t에 달하는 수소를 생산하고 있고, 수소를 운송할 수 있는 지하배관도 약 120㎞가 깔려 있는 등 다른 도시에 비해 수소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에 수소트램을 건설하기에는 최적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수소전기트램은 도로 위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전기 동력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방식이기에 매연은 물론 소음과 진동이 적은 친환경적인 대중교통수단이다. 다만, 트램 자체가 기존의 도로를 이용해 양방향으로 운행되기에 현재 도로의 2개 차선을 차지하게 된다면 차로가 감소해 교통 혼잡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울산시는 차로 폭 및 보행로 조정을 통해 지금의 차로수는 똑같이 유지할 예정이라고는 하지만, 차로 폭의 감소로 교통 쾌적성이 저해되고 이는 교통체증으로 연결 될 수 있기에 장기적인 추가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는 오랜 숙원사업인 도시철도 1호선 사업이 이번에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함에 따라 사업계획 수립 등 후속 절차를 추진해 오는 2026년 착공하고 2029년 개통을 계획하고 있다.

울산도시철도가 완공 된다면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와 동해선(태화강역)을 연결하는 도시철도망 구축이 탄력을 받게 되고 쾌적하고 안전한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동안 접근성의 문제로 아쉬움이 있었던 울산의 지리적인 한계가 보완되면서 새롭게 도약하는 활기찬 울산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김태우 가온감정평가법인 울산지사장 본보 차세대CEO아카데미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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