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특화 미래형 과학관, 울산에 온다]관람자가 혈액이 돼 혈관타고 이동…놀이기구 타듯 인체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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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특화 미래형 과학관, 울산에 온다]관람자가 혈액이 돼 혈관타고 이동…놀이기구 타듯 인체학습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3.11.06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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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객들이 직접 몸 속으로 들어간다는 독특한 전시기법을 통해 신체의 기능과 역할 등 정보를 전달하는 코르푸스 과학관.
▲ 뇌의 방에 들어가면 관람객 개개인이 모니터 앞에 앉아 신경세포가 어떻게 생겼으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을 들을 수 있다.
▲ 키가 35m에 달하는 거대한 인간이 사각 건물 옆 2층 플랫폼에 앉아 있는 형태의 코르푸스(corpus) 과학관 외관.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행정 도시 헤이그로 향하는 방향에 위치한 레이덴(Leiden) 외곽에는 키가 35m에 달하는 거대한 인간이 잠들어 있다. 사각 건물 옆 2층 플랫폼에 앉아 있는 이 남자는 인체 박물관인 코르푸스(corpus) 과학관이다.

Corpus는 라틴어로 ‘신체’를 의미하는데, 과학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체 여행’을 단일 주제로 삼고 있다.

이 거인의 몸 속으로 들어가면 인체 곳곳을 탐험하고, 그 기능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여기에 시각, 청각, 촉각, 공감각까지 더해지면서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어올린다. 거인의 심장과 입, 뇌에서 만난 강한 기억이 관람객의 뇌리에 선명하게 저장된다.

독특한 전시기법을 통해 신체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에 대해 강조하는 코르푸스 과학관에 대해 알아본다.



◇무릎부터 뇌까지 VR 등 활용해 탐험

지난달 5일 오전 방문한 코르푸스(Corpus) 과학관 내부는 견학을 나온 학생들로 북적였다. 코르푸스(Corpus)의 인체투어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무릎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무릎에서 입장해 뇌(머리)로 나오게 되는 방식이다. 원활한 관람 진행을 위해 7분30초 간격으로 16명씩 입장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총 55분이 소요된다.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무릎방 안에 들어서면 헤드셋에서 다리의 관절과 근육, 세포조직에 대해 설명하는 멘트가 재생되고, 이와 함께 관련 영상이 모니터에 펼쳐진다. 날카로운 물건에 찔릴 경우 상처를 입은 조직에서 왜 피가 나는지, 피부가 어떻게 원래대로 재생되는지 등을 이해하기 쉽도록 표현했다.

이어서 음식을 소화시키는 위와 숨을 쉬는 폐,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 등으로 이동했다. 심장방에서는 손가락, 머리 등 온 몸으로 퍼지는 혈액의 움직임을 VR을 통해 실감나게 표현했다. 의자에 앉아 3D 안경을 쓰면 관람자가 직접 몸 속 혈액이 돼 혈관을 타고 온 몸을 돌아다니게 되는 방식이다. 놀이기구를 타듯 즐기면서 인체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것이다.

7분30초 마다 16명씩 입장하는 시스템도 놀이공원에서 적용하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처음 공간을 구성하고 기획할 때 놀이공원 운영회사로부터 자문을 받았다고 한다. 과학을 학습적으로 접근하기 보다, 즐기면서 배우자는 설립자의 모토가 엿보인다.

입, 코, 눈 등을 거쳐 뇌로 가면 코르푸스 박물관이 하고 싶은 진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토록 정교하고 복잡하게 만들어진 신비로운 우리의 몸을 소중히 간직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은 규모에도 독특한 전시구성으로 주목

이 과학관의 설립자인 헨리 레멀스(Henri remmees)는 태아가 생기고, 자라나는 모습을 인상 깊게 봤고, 이후 인체 전문 과학관 건립을 결심하게 됐다. 인체에 대해 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표현해내기 위해서 인근 레이덴 대학교 의과대학에 자문을 구했다.

2008년 3월 문을 연 이곳에는 연간 2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지난 15년동안 300만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레이덴 지역 내 기업들 역시 이 과학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때문에 상설 전시외 별도의 전시공간에는 코르푸스과학관과 인근 기업들이 함께 기획한 전시물들을 선보이기도 한다. 코르푸스는 독특한 외관과 전시관 구성으로, 작은 규모의 사립 과학관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벨기에, 독일, 프랑스 등 인근 국가 학교에서도 견학을 목적으로 많이 찾을 정도다.

최근에는 중국에 분점 공사를 마쳤고, 조만간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과학관 관계자는 “중국 분점은 네덜란드의 코르푸스 과학관과 외관과 내부 구성은 동일하지만, 지역 특성을 감안해 좀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도록 규모를 키웠다. 또 휴스턴과 올랜도 등에도 분점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레이덴=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울산지역 내 2개 신문사(경상일보·울산매일신문)가 함께 취재·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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