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집값 동반하락, 울산 디플레이션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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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집값 동반하락, 울산 디플레이션 경고음
  • 김창식
  • 승인 2019.10.0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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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물가상승률 전국 꼴찌
▲ 자료사진

조선업 등 구조조정 인한
경기침체 장기화 여파로
8개월째 ‘마이너스 물가’
주택가격도 3년째 하락세


울산지역의 소비자 물가와 주택가격이 계속 동반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조업 기반 도시 울산은 장기간 조선업 등의 구조조정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로 8개월째 마이너스 물가가 지속되고 있고 주택가격도 2017년 이후 3년째 추락하고 있다.

디플레이션 상황에서는 물가와 집값이 동시에 하락하곤 하는데, 제조업 업황부진으로 한국판 ‘러스트 벨트(Rust Belt·미국 중서부와 북동부의 쇠락한 공업지대)’로 꼽히는 울산을 비롯한 경남, 경북지역은 이미 디플레이션 초입에 들어섰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7일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울산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로 17개 광역시·도 중에서 가장 낮았다. 울산의 소비자물가는 올해 2월(-0.4%), 3월(-0.2%), 4·5월(-0.3%), 6·7월(-0.2%), 8월(-0.7%), 지난달까지 8달째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다.

정부와 한은은 작년 9~11월 농산물 가격이 높게 나타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최근 물가하락의 배경이라고 설명했지만, 조선·자동차 구조조정으로 소비가 줄어든 울산에서는 기저효과가 나타나기 전부터 물가하락이 진행돼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울산과 함께 경남, 경북의 물가도 1.0% 가까이 떨어졌다. 조선업체가 밀집한 경남은 물가상승률이 8월 -0.5%, 9월 -0.9%, 경북은 -0.3%, -0.9%였고 충남은 -0.4%, -0.8%로 두달 연속 하락했다. 경북과 충남지역도 산업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곳이다.

울산, 경남, 경북, 충남 지역은 농산물뿐만 아니라 공산품 가격도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울산의 공업제품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0.7%, 경북은 0.6%, 경남은 0.5%, 충남은 0.4% 내렸다. 민간소비가 줄어 기저효과가 작용한 농산물 이외의 품목에서도 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3%대 성장률을 달성한 2017년에도 울산과 경남(-0.7%), 경북(-1.2%)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반면 서울의 경우 농축수산물 가격이 8.7% 떨어진 것과 달리 공업제품은 0.4% 올랐다.

특히 울산은 제조업 부진에 따른 지역산업 기반 침체와 소비둔화, 내수 동반 침체로 주택가격도 함께 떨어지고 있어 더 큰 문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울산과 경남의 주택매매가격지수는 2017년 4월부터 올해 9월까지 무려 2년6개월 연속 하락했다. 또 울산의 주택가격은 2016년 12월(-0.04%)부터 34개월 연속 하락했다.

울산의 연간단위 하락률은 2017년 -1.08%, 2018년 -6.87% , 올들어 9월말(누계)까지 하락률은 -3.55%로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컸다. 한국감정원은 “울산은 입주물량과 지역기반산업 침체에 따른 인구유출 등으로 인해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물가하락을 디플레이션으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주택 등 자산가격 하락이 수반돼야 하며 한국은 아직 그런 단계가 아니라고 봤다. 대표적으로 일본은 장기침체기에 성장률,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였고 주택가격도 하락했다.

그러나 다른 지역과는 달리 울산의 경우 3분기 가까이 물가하락이 이어지는 데다 주택가격도 내려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구조조정 여파가 남아있는 지역은 수요부진으로 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울산은 8개월 연속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져 다른 지역보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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