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탄이나 석유 나아가 천연가스를 이용한 발전을 화력발전이라고 하는데 이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 퇴출시켜야 할 주적으로 되어 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고 할 온실가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이오매스 즉 나무를 태워 하는 발전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친환경 발전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이상하지 않은가? 그래서 꾸준히 바이오매스 발전을 친환경 발전으로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의가 계속되어 오고 있고, 친환경으로 인정하더라도 친환경에너지 인정(REC) 비율을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전에 하나 짚고 넘어가자.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기 전에 지구상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던 물질이며, 지구의 생물들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질이다. 식물이 물, 햇빛과 더불어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광합성을 함으로써 생명의 영양분을 만들어내고, 이로써 동물들의 생존도 가능하다. 이러한 이산화탄소의 양은 사실 큰 변화가 없었다. 인류가 불을 사용하면서 나무를 베어 땐다고 해서 지구상의 이산화탄소 양이 증가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무를 때면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그 이산화탄소는 나무가 광합성 작용을 하면서 지구상에 이미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무가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인간이 불을 때지 않더라도 끝내는 다시 대기 중으로 돌아간다. 나무가 늙어 고사하면 시간을 거쳐 풍화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산화탄소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최근 그 양이 갑자기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바로 인간이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즉 땅속에 묻혀있던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를 채굴해 때기 때문이다. 땅속에 있던 이산화탄소를 억지로 다시 끄집어내어 때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연소로 인해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현상은 같지만, 화석연료 사용과 바이오매스 사용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바이오매스 발전은 그냥 두면 천천히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킬 것을 발전시설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다른 화석연료의 이용을 줄이는 측면이 있으므로 친환경 발전이 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발전연료로서의 나무는 꼭 원목 형태라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가구나 건축재 등으로 활용해 사용한 다음 발전연료로 사용하는 방법이 더 낫다는 주장은 타당하다. 그렇다면 다른 강철 등의 건축자재 사용을 줄일 수 있고, 그것을 생산하는 데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더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바이오매스 발전은 다른 의미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산불의 예방 문제이다. 사실 지난해 연말 이태원 참사와 올여름 발생한 수해로 관심이 좀 낮아지긴 했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최근 우리나라 최고의 재해는 산불이다. 수년간 동해안 산불은 너무나 많은 피해를 입혔다. 2022년 3월의 울진 산불은 213시간 동안 주택 319채를 전소시켰으며 산림 약 2만㏊(6000만평)를 불태웠다. 이러한 중요재해인 산불의 세기는 3가지 요소로 결정된다. 연료, 바람, 물이 그것이다. 울창한 산림에 바람이 세게 불고, 그것을 끌 물이 없으면 산불의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바람은 통제할 수 없으니 산림의 밀도를 줄이거나 물을 공급할 방안이 필요하다.
산림의 밀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간벌이 필요하다. 이는 혹시 모를 자연발화를 방지할 수도 있고, 산림의 수명을 젊고 건강하게 만들어 탄소포집률을 향상시킬 것이다. 그런데 간벌을 위해서는 간벌한 나무를 반출할 임도가 필요하다. 이 임도는 나아가 산불 발생 시 물을 공급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임도가 중요한 것이다. 동서발전은 산림청과 동해안 지역에 풍력발전을 건설하면서 임도를 개설하는 방안은 타진했으나 부정적인 의견을 들었다. 그러나 어떤 이유든 바이오매스 발전은 친환경 발전이고, 산불 재난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만큼 동서발전은 바이오매스 발전을 계속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