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년 케이블카 사업 추진이 시작된 후 23년이란 긴 시간이 지나 갔지만 아직 사회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찬반 양측이 세를 과시하고 있다.
케이블카 설치를 두고 벌어진 개발과 자연환경 보존의 논쟁을 관망하면서 자연환경은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것이지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며, 너무 인간 위주로 개발하다 보면 생태계가 파괴되고 결국 인간이 살 수 없게 된다는 정도의 상식은 우리 모두가 갖게 되었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늘 어떤 선택을 두고 고민을 한다. 고민의 이유는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논쟁도 보존과 개발을 두고 하나의 선택은 하나의 포기란 이분법적 접근으로 평행선을 달린 결과라 생각한다.
지난날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도룡뇽 사례, 광우병 사례, 사드배치 사례 등이 대표적이며 오늘날 되돌아 보면 괜한 고민을 했구나 하는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케이블카 설치를 두고 20여년간 논쟁을 하였기에 이제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현실을 직시해 볼 필요성이 있다.
양측이 추구하는 궁극적 목적을 짧게 압축하면 찬성 쪽에서는 신불산을 찾는 신규 방문객 창출로 ‘관광산업의 활성화’가 가장 큰 목적이고, 반대 쪽에서는 자연환경은 보호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자연환경을 보존’하자는 것이 목적이다.
필자가 지난날까지 보아온 것은 구체적인 증거보다는 막연한 추측에 의한 찬반 주장이 팽배했으나, 20여년간의 논쟁결과 지금의 계획은 자연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선을 변경하는 등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접점을 찾아 진정한 타협점을 찾아가길 바라면서 별로 이슈화 되지 않았던 다음의 사항도 참고해 봄이 좋을 것이라 생각되어 제안해 본다.
첫째, 과연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가 자연환경을 얼마나 파괴할 것인가?
산중턱을 잘라 도로를 개설하는 것보다 오히려 케이블카가 산림을 덜 훼손하는 주장도 있다. 2003년 천성산 도룡뇽은 세간의 관심을 받는 존재가 되었고 터널이 뚫리면 도룡뇽이 살지 못하는 생태계로 변할 것이라는 주장이었으나 지금 어떠한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둘째, 수익적 측면에서 케이블카 자체수익 보다 부대시설(휴게소, 카페 등) 수익을 위해 부대시설의 과다 설치로 자연훼손과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기관은 인허가부터 운영까지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기도 한다.
셋째, 특정 종교에서 케이블카 사업 철회를 촉구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측면에서 공감 하지만 종교도 지역사회와 더불어 공존해야 한다는 점과 시대에 맞게 대중과 좀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정체성 변화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넷째, 춘삼월 봄의 시작을 알리는 벚꽃 시즌이 되면 신불산 자락 작천정에는 전국에서 50여만의 상춘객이 작천정 벚꽃을 찾는다. 이 때 벚꽃구경에 추가해 케이블카를 이용할 수 있다면 더 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결론적으로 자연환경 보호 자체는 원론적으로 중요한 가치이다. 그러나 케이블카 설치로 환경파괴가 일어날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으로 반대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까지 충분한 기간동안 찬반 논쟁이 있어 왔고 노선을 변경하는 등 보완책을 강구하였기에 20여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무조건 사업 자체를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이젠 조기착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본 계획의 최초 시작부터 긴 시간이 지났지만 ‘시작하는데 있어서 나쁜 시기란 없다’는 카프카의 격언을 되뇌어 본다.
박순목 울주작천정 벚꽃축제 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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