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꿀잼’은 무언가가 매우 재미있다는 의미의 인터넷 유행어이다. 사실 어떤 방송 프로그램이나 컨텐츠가 매우 재미없다는 표현으로 ‘노잼’이라는 단어가 먼저 쓰이면서 그 반대의 의미로 ‘꿀잼’이 등장하였다. 여기서 ‘재미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국어적 의미는 ‘아기자기하게 즐겁고 유쾌한 기분이나 느낌이 있다’라고 나와있다. 그렇다면 ‘꿀잼도시’는 무엇일까? 도시가 아기자기하고 즐겁고 유쾌한 느낌이 드려면 어떠해야하는가?
방송, 책, 공연 등 컨텐츠를 평가하던 ‘재미’를 도시에서 찾게된 것은 도시 또한 즐겁고 유쾌한 기분이나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과 환경을 요구하게 된 것을 뜻한다. 경제적 요인 이외에 사회적, 문화적 도시여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재미’는 매우 주관적인 판단기준이어서 개인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어떤 계층이나 특정인에게 재미있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겐 그저그런 상황일 수 있다. 따라서 ‘꿀잼도시’ 정책은 체험주체에 따라 다르게 추진되어야 한다. 지역주민을 위한 꿀잼도시는 생활권 단위에서 일상 생활 내에 재미를 추구할 수 있는 자유롭고 창의적이면서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위해 다양한 주체의 다양한 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개방적인 공간의 마련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새로운 수요에 민감한 청년의 의견을 수렴한 것은 의미가 있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계층이 가지는 다양한 수요를 지역내에서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특정계층이나 특정수요를 위한 정책이 아닌 자유롭고 포용적일 수 있도록 청년뿐 아니라 어린이, 노인, 장년세대 모두가 재미있는 도시여야하고, 이를 위해서는 익숙하면서도 새롭고, 편안하면서도 다이나믹하며, 여유로우면서도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는 도시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방문객을 위한 꿀잼도시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방문객에게 ‘꿀잼도시’는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울산만의 컨텐츠를 만들어 새로움을 통한 즐겁고 유쾌한 여건을 만들어 도시이미지 자체를 마케팅하는 것이므로 장기적 정책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제조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울산은 인구구성, 산업구조, 정주환경 측면에서 다양하지 못해 ‘재미’를 느낄만한 장소가 부족하게 되었고 제조산업 분야 이외의 분야에서 도시경쟁력이 취약한 것이 방문객에게 노잼도시 이미지로 낙인찍히게 된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타 도시와 유사하게 여러 문화관광체육시설을 조성하고 있으나, ‘재미’라는 것은 시설 자체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설내 컨텐츠나 경험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므로 문화, 관광, 여가, 구매, 식음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동이 울산내 특정장소에서 방문객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문화관광체육사업의 추진 자체가 꿀잼도시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사업을 통해 장소에서의 즐겁고 유쾌한 체험과 기억이 울산의 도시이미지화 될 때 노잼도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노잼도시 이미지는 도시가 단순한 즐거움의 의미로 재미에 의해 평가받는다기 보다, 여러 정책과 도시환경, 사회구성원, 도시의 기능 등이 어우러진 이미지가 재미가 없다고 평가받은 것이다. ‘전국 3대 노잼도시’와 같은 말은 있어도, ‘전국 3대 꿀잼도시’를 말하는 것은 찾아보기 힘든 것은 전체적 도시이미지가 노잼이라 평가할 수는 있으나 재미있는 도시를 특정하여 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역은 각각의 특성에 따라 독특한 문화와 정체성,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장소적 고유성이 ‘재미’로 이어질 경우 ‘노잼’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도시전반에 정체성과 다양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타지역과 차별화된 특정시설에서의 장소적 체험이 즐겁고 새로우며 다양할 때 다양한 계층에게 만족도를 줄 수 있고 그것이 재미로 이어질 것이다.
‘꿀잼도시’는 그동안 도시의 비전이나 정책목표로 설정하던 첨단산업도시, 산업문화도시, 창조도시, 포용도시 등과는 다른 맥락의 표현이며, 그 자체가 나아가야할 목표가 아니라 여러 정책과 사업시행의 결과이며, 특정 분야의 목표가 아닌 도시이미지임을 바탕에 두어야 한다. 더 이상 꿀잼도시가 울산 정책의 목표가 되지 않는 진정한 꿀잼도시가 되길 바란다.
이주영 울산연구원 도시공간연구위원 도시계획기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