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R(Recession·경기 후퇴)의 공포’와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 등으로 울산 경제에 다시 비상등이 켜지고 있다. 자동차와 정유·석유, 조선 등 주력 제조업의 수출이 ‘불확실성’이라는 글로벌 리스크 환경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특히 울산의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경기 후퇴는 그동안 호황을 누리며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 돼 온 자동차 등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조업 도시 울산의 산업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5일 글로벌 자본시장은 미국발 ‘경기 후퇴의 공포’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등의 악재로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코스피는 하루 8% 이상, 코스닥은 11.3% 폭락하며 ‘검은 월요일’을 연출했다. 양 시장 모두 사이드카(일시효력정지) 가동됐지만, 급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무차별 선·현물 매도 폭탄에 비명과 절규가 가득한 하루로 기록됐다.
글로벌 자산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은 도화선은 그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였던 미국의 실업률 지표다. 7월 미국의 실업률(4.3%)은 약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9월에 금리 인하를 시사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예상과 달리 고용지표가 크게 악화된 것이다.
글로벌 경제에 ‘R의 공포’로 점화시킨 지표가 바로 ‘샴의 지표’다. 최근 3개월 실업률의 이동평균을 직전 12개월 동안의 3개월 실업률 이동평균 최저치와 비교한 차이값인데, 이 지표가 경기침체(0.5%p)를 가리킨 것이다. 이로 인해 미 연준은 그동안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차례의 기회를 우물쭈물하다 날려버렸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 경기의 후퇴와 중동시장의 불안은 곧 울산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울산의 경제는 대외환경 변화에 취약한 제조업 수출의 산업구조이다. 미국은 대 중국 수출액을 3배 이상 추월한 울산 최대의 수출시장이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울산의 대미 수출액은 자동차와 석유제품 등을 앞세워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한 118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경기의 후회와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은 울산 주력인 자동차와 석유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게 분명하다. 위기 상황에 대비해 관계기관과 기업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산업 구조의 다각화, 수출 시장의 다변화 등 장단기적인 산업전략도 다시한번 점검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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