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AI 이끄는 산업도시 울산 기업]덜 힘들고 더 안전한 일터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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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AI 이끄는 산업도시 울산 기업]덜 힘들고 더 안전한 일터 구축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6.01.0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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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인공지능(AI)이 일상화된 시대가 됐다. AI는 일상을 넘어 산업,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업수도인 울산은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등으로 대표되는 제조업 밀집지로 수십 년간 쌓아온 제조업 기반 위에 제조AI가 더해져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AI’를 구현하기 위한 최적지로 꼽힌다. SK그룹이 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울산에 국내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등 관련 인프라도 착착 갖춰지고 있다. 일부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첫발을 뗀 울산의 제조AI는 확산을 통해 지역 산업계 대전환을 준비 중이다.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제조업 도시 울산에 AI 전환은 도시 경쟁력을 높일 필수 요소로 꼽힌다. 본보는 연속 보도를 통해 울산의 선도적인 자동화·AI 도입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울산 울주군 온산읍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자리한 한주라이트메탈은 주조 공정을 기반으로 모터하우징, 서브프레임 등 자동차 초경량 알루미늄 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대표 뿌리산업 기업이다. 지난 1987년 설립돼 업력 40여년을 자랑하는 중견기업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알루미늄 부품에서 공용·전기차 부품, 섀시·차체·배터리케이스 등 미래형 경량화 부품으로 생산품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자동화·AI 도입이 더딘 주조 분야에서 공정과 검사, 설비 관리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며 현장 성과를 만들어낸 사례로 꼽힌다.

▲ 한주라이트메탈의 자동화된 생산 현장 모습들.
▲ 한주라이트메탈의 자동화된 생산 현장 모습들.

금속을 녹여 각종 부품을 생산하는 ‘주조산업’은 뜨거운 알루미늄 용탕을 다루는 공정 특성상 안전 리스크가 크고, 제품 생산 기술이 개인 숙련과 노하우에 크게 의존해 왔다. 그만큼 표준화와 데이터화가 어렵고, 국내 제조업 가운데서도 자동화·AI 도입이 가장 느린 분야로 꼽힌다. 그럼에도 한주라이트메탈은 공정 조건을 데이터로 축적하고, AI 분석을 결합해 공정 운영 정밀도를 높이는 등 주조분야에서 드물게 자동화와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찾은 한주라이트메탈 화산공장에서는 알루미늄 서브프레임 제조 공정에 로봇 자동화가 적용돼 생산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자동차 서브프레임을 제작하는 저압 주조 공정에 AI와 센서 데이터 기반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해 실시간으로 주조 환경을 제어할 수 있게 했다. 용탕주입 공정이 자동화되면서 용탕·금형온도, 가스압력, 온·습도 등 주조 공정의 다양한 변수를 데이터화했고, 이를 기반으로 고품질 제품 생산을 위한 최적화된 생산 조건을 갖추게 됐다.

AI는 양품 선별과정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자동화된 제품 검사 공정에서는 협동로봇이 작업자와 같은 공간에서 움직이며 자동 판독과 분류까지 맡는다. 주조품은 생산 후 불규칙하게 쌓이게 되는데, X-선을 이용한 비파괴검사를 하려면 정해진 검사 위치에 정확히 올려야 한다. ‘빈 픽킹’(Bin-Picking) 시스템을 이용하면, 무질서하게 쌓여 있는 제품을 협동로봇이 비전 카메라로 제품의 위치와 자세를 인식해 부품을 정밀하게 안착시킬 수 있다. 촬영된 X-선 검사 이미지는 AI가 분석해 불량과 양품을 구분하고, 로봇이 자동으로 분류해 적재한다. 사람이 하던 반복·위험 작업은 자동화로 기계가 맡고, 작업자는 공정 개선과 품질 원인 분석처럼 더 창의적이고 부가가치 높은 일에 집중하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이 과정을 사람이 직접 하면 중량물인 알루미늄 부품을 로딩·언로딩하는 과정에서 근골격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과정을 로봇팔이 대신하게 되면서, 작업 부담을 낮추고 안전 측면의 개선 효과도 꾀했다. 하루 수만장의 X-선 검사 이미지를 근로자가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면, AI를 도입하면서 검사자의 눈 피로도를 크게 개선하고, 판독 정확도는 95% 수준으로 높일 수 있게 됐다.

한주라이트메탈에서는 주조 생산과정과 불량제품 선별 과정을 연계해 불량률이 증가하면, 주조 생산 조건에서 원인을 찾고, 최적의 주조 조건을 재설정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이에 더해 설비 가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설비 이상 상태를 작업자에 통보할 수 있는 AI 통합설비 관리 시스템도 갖췄다.

▲ 이용진 한주라이트메탈 대표이사.
▲ 이용진 한주라이트메탈 대표이사.

한주라이트메탈은 AI 초창기부터 고도화된 주조공정에 AI를 차례로 적용하며 경험을 쌓아왔다. 한 번에 전 공정을 바꾸기보다 공정 일부를 하나씩 고도화하며 ‘차근차근’ 단계적 혁신을 택했다. 앞서 지난 2021년과 2024년 울산테크노파크(울산TP)의 ‘스마트공장 고도화 사업 Ⅰ·Ⅱ’를 통해 자동화·AI 시스템을 구축했고, 지난해에도 울산TP의 ‘제조AI 특화 스마트공장 구축지원 사업’에 선정돼 AI 기반 주조 품질 예측·스마트 공정 제어를 통한 MES(생산 관리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공장 자동화와 AI 도입은 안전과 직결돼 초기 투자 비용이 큰 영역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하다. 한주라이트메탈은 2007년부터 자동화·전산화 투자를 이어 왔고, 2021년부터는 제조·스마트공정 준비를 본격화하며 선제적으로 실행해 왔다. 특히 근골격계 질환 위험이 큰 고중량 취급, 고온 작업 등 힘들고 위험하고 반복적인 공정부터 우선 자동화를 도입해 왔다.

이용진 한주라이트메탈 대표이사는 “뿌리산업인 주조는 ‘3D 업종’으로 인식돼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현실이 있기에 제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람이 덜 힘들고 더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다”며 “생산 인구가 줄어드는 인력난 속에서 AI 도입은 사람이 더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제조 활동에 긍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사진=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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