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첫 자율주행버스 ‘고래버스’ 타봤더니...노란불도 철저준수…스마트모빌리티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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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첫 자율주행버스 ‘고래버스’ 타봤더니...노란불도 철저준수…스마트모빌리티 성큼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5.12.19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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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 모빌리티 차량 시승식이 18일 울산테크노파크에서 열린 가운데 김두겸 울산시장, 이성룡 울산시의회 의장, 박성민 국회의원, 김영길 울산중구청장 등 내빈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김도현기자 do@ksilbo.co.kr
“해당 버스는 입석이 불가능한 좌석제로 운행됩니다. 자리에 앉으신 뒤 안전벨트를 착용해 주십시오.”

18일 울산 중구 종가로 일대에 울산 최초의 자율주행 버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름은 ‘고래버스’. 시내버스형 ‘현대 일렉시티 타운’과 셔틀형 ‘A2Z ROii’ 두 차종이 투입된다.

이날 시승은 시내버스형으로 진행됐다. 겉모습은 익숙한 저상 전기버스지만 차체 곳곳에 달린 카메라와 센서, 지붕 위 라이다(LiDAR) 장비가 ‘이 버스가 스스로 본다’는 사실을 한눈에 보여줬다. 차내에는 자율주행 상태와 운행 정보를 안내하는 대형 화면도 설치돼 있었다. 차량 주변의 보행자와 인근 차량이 실시간으로 감지돼 화면에 표시됐고, 다음 정류장까지 남은 예상 소요시간도 함께 제공돼 체감상 꽤 유용했다.

평일 오후라 도로가 비교적 한산했던 덕에 버스는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흐름을 이어갔다. 교차로에 접근하자 운전 성향이 더 분명해졌다. 사람 운전자라면 ‘아직 갈 만하다’고 판단할 구간에서도 한 템포 먼저 속도를 줄이고, 감속 상태로 길게 확인했다. 빠르지는 않지만 주저하지도 않았다. 안전을 위해 계산을 충분히 하는 느낌이 들면서, 출발 전의 긴장을 서서히 호기심으로 바꿔놓았다.

울산시 자율주행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인 삼원FA 관계자는 “기계는 주황불이나 빨간불 신호를 ‘무조건 정지’로 인식하기 때문에 운행이 안정적으로 이뤄진다”고 귀띔했다.

아쉬운 지점도 있었다. 신호 대기나 정류소 진입을 위해 정차할 때 급브레이크가 종종 걸리면서 승차감이 다소 거칠게 느껴졌다. 안내 방송대로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도 몸이 한 번씩 앞으로 쏠릴 정도였다.

삼원FA 관계자는 “급정거 문제는 경로 학습을 늘려가며 가감속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 승차감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뿐 아니라 제도도 변수였다. 자율주행버스가 어린이보호구역에 들어서면 운전기사가 수동으로 전환해 운전해야 했다. 현행 법령상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자율주행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척과 반용종점 등 일부 구간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수동 운행이 이뤄진다.

그럼에도 승차감과 안전 대응이 더 다듬어지고, ‘사람 운전’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가감속이 구현된다면 자율주행버스가 도심 곳곳을 누비는 날은 멀지 않아 보였다.

시내버스형은 2대가 순환 운행하며 척과 반용종점~다운2지구~종가로~울산공항 구간을 오간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4회 왕복 운행할 예정이다.

또 다른 형태인 셔틀형은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ㄷ’자형 좌석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승객이 서로 마주보는 구조라 버스라기보다 작은 라운지에 가까웠다. 무엇보다 낯선 건 운전석이 없다는 점이다. 핸들도 페달도 없어 전방 시야가 넓게 열려 있었고, 대신 뒤쪽에 모니터와 게임기 패드처럼 생긴 조이스틱 컨트롤러가 놓여 있었다. 셔틀형은 울산테크노파크~울산중학교 약 4.5㎞ 구간을 왕복 운행하며,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탑승할 수 있다. 하루 운행 횟수는 6회다.

이날 공개된 것은 자율주행버스만이 아니었다. 버스와 택시의 중간 형태인 수요응답형 모빌리티(DRT) ‘울산마실고래’도 함께 선보였다. 정해진 노선·시간표 대신 앱 호출로 움직이는 방식인 만큼 도시가 교통을 운영하는 문법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메시지도 분명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시범운행은 울산이 AI 수도로서의 비전을 구현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자율주행 기술과 수요응답형 교통체계를 결합해 시민들에게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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