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찾아낸 지능형 항로, 북극항로 개척 성패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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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찾아낸 지능형 항로, 북극항로 개척 성패 좌우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6.01.0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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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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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가 단순히 ‘가야하는 길’을 넘어 돈이 되는 ‘상업화’ 단계로 진입하려면 결국 ‘최적화’(Optimization)가 선행돼야 한다.

얼음이 녹는 속도가 제각각이라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를 뚫을 유일한 해법은 위성 ‘빅데이터’와 ‘머신러닝’뿐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는 이유다.

극지의 불확실성을 데이터로 최소화 해야 진정한 의미의 ‘북극항로 개척’이라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앞서 본보가 마련한 북극항로 개척 좌담회(본보 1월2일자 5면)에서도 이창훈 UNIST 경영과학부 교수가 북극항로 개척의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로 ‘데이터 기반의 최적화’를 지목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두꺼운 얼음을 깨부수고 나가는 물리적 ‘쇄빙 능력’이 경쟁력이었지만, 이제는 유빙을 피해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고 운항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지능형 항로’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AI로 북극 최적 경로 찾는다

이런 거대한 데이터 전쟁의 최전선에 울산이 서있다. UNIST가 산업공학과 지구환경공학의 융합 연구를 통해 유빙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최적의 항로를 계산해내는 핵심 기술을 잇달아 내놓으며 울산항을 단순 물류 거점에서 북극항로의 ‘두뇌 기지’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이창훈 교수는 “러시아와의 지정학적 갈등으로 직접 쇄빙선을 띄워 데이터를 축적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위성 데이터는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현실의 북극해는 위치마다 얼음의 두께가 다르고, 떠다니는 유빙의 녹는 속도 또한 예측불허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위성 사진과 기후 빅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학습시켜 모델링하는 수밖에 없다는 게 이 교수의 판단이다. 이 교수는 “현재 UNIST가 이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 중이며, 향후 전 세계 선사에 최적의 루트를 제안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0일 해빙 예측 모델 개발 막바지

이러한 최적화 구상은 임정호 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팀의 연구 성과로 구체화되고 있다. 임 교수팀은 최근 ‘1년 단위 해빙 예측 모델’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올 상반기 중 ‘일(日)별 단위 30일 예측 모델’ 논문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에 발표된 ‘1년 예측 모델’(해상도 25㎞)은 선사들이 6개월에서 1년 전에 북극항로 진입 여부를 결정하는 거시적 전략 수립에 쓰인다. 3개월, 6개월, 12개월 뒤 예측 오차가 모두 6% 미만일 정도로 정확도가 높다.

반면,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인 ‘30일 예측 모델’은 해상도를 6㎞까지 좁혀 정밀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25㎞ 모델이 거시적으로 숲을 보는 것이라면, 6㎞ 모델은 미시적인 나무를 보는 셈이다. 실제 선박이 북극항로에 진입했을 때, 유빙을 피해 어떤 경로로 운항해야 하는지를 사전에 계획하는 구체적인 ‘전술 지도’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형 SAR 위성 필수

현장의 선장이 눈앞의 유빙을 피해 즉각적으로 항로를 수정하려면 100m급 이하의 초고해상도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1~3일 초단기 실시간 예보’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1년)→중기(30일)→단기(3일) 예측이 끊김 없이 연결된 프레임워크가 완성돼야 진정한 의미의 ‘최적화’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인프라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고해상도 영상 분석을 위한 고성능 GPU 확보는 연구비 증액 등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핵심인 위성 데이터 주권은 정부의 몫이다.

임정호 교수는 “구름이나 야간에도 관측이 가능한 L밴드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이 필수적인데, 현재 우리나라는 이를 독자적으로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며 “선박에 무인항공기(UAV)를 띄워 보완하는 방법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국가 위성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울산의 데이터 기술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북극 증폭으로 빙하 면적이 1980년 대비 36%나 감소하며 바닷길은 넓어졌지만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데이터’는 곧 돈이자 안전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울산항만업계 관계자는 “장기 계획부터 실시간 항로 수정까지 지원하는 통합 설루션을 울산이 제공한다면, 전 세계 선사들이 울산항을 기점으로 삼을 명분은 충분하다”며 “이를 위해 정부와 울산시가 위성 데이터 확보와 실증 연구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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