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에너지업계 등에 따르면 동해가스전 CCS 실증사업은 총사업비 3조원에 육박하는 대형 프로젝트지만, 탄소감축 효과 대비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예타 절차가 사실상 멈췄다. 현재 사업은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돼 추진 방식 재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과 예타 재신청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변수는 동해가스전의 법적 지위다. 동해가스전 채취권은 2026년 7월3일 만료가 예정돼 있다. 해광법 체계에서는 권리 효력 소멸 시, 설치된 인공구조물과 시설물에 대해 원상회복(철거) 의무가 발생한다. CCS 실증사업이 기존 해상 플랫폼과 해저 배관 등 인프라 활용을 전제로 설계돼 왔다는 점에서 철거가 현실화될 경우 사업 구조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한국석유공사는 채취권 만료에 대비해 동해가스전 육·해상 시설의 철거 또는 존치에 따른 환경 영향을 비교 평가하는 용역을 추진한다.
석유공사가 발주한 ‘동해가스전 광해방지계획서 및 해양환경영향평가 용역’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1년간 진행된다. 폐광(철거)을 위한 광해방지계획서 작성과 함께 철거 시 예상되는 해양환경영향, 존치 시 해양환경·생태계 영향 등을 검토한다.
특히 석유광산 안전규칙상 채취권 만료 30일 전까지 광해방지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 절차가 과업에 반영돼 있다. 광해방지계획서는 자원 개발이 종료되거나 권리가 소멸될 때 시설 철거·존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안전 피해를 예방·저감하기 위한 종합 관리계획서다.
동해가스전의 해상 플랫폼과 해저 배관을 철거할지, 존치해 CCS 등으로 활용할지 판단하기 위한 기초 자료 성격이 크다.
석유공사는 이번 용역을 통해 울산에서 약 60㎞ 해역에 위치한 동해가스전 육상배관 구간부터 해상 플랫폼, 해저 주입시설까지 조사한다. 육상 매설배관 14.42㎞와 해저배관 61㎞, 해상구조물, 해저생산시설까지 포함한다.
법·제도 개선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해저 구조물이 CCS나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 기타 에너지·자원 개발사업에 활용되는 경우 철거 의무를 예외적으로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해저광물자원개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은 현행 제도의 공백을 보완해 해상·해저 인프라 재활용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의 배경을 설명했으며, 해당 법안은 내달 전체회의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동해가스전이 국내 유일의 해저 저장 인프라로 평가되는 만큼 사업 무산 시 국가 CCS 로드맵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사업은 울산 석유화학·정유·조선·자동차 등 대형 배출산업과의 연계성이 높아 국가 CCS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