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찾은 중구 세민병원 1층에는 무인 정신건강검진기가 설치돼 있었다. 앞에는 이용 방법이 적힌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커다란 모니터 화면에 안내 문구가 뜨자 방문객들은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이름과 나이, 전화번호를 입력한 뒤 우울감과 스트레스 수준, 자살 경향성 등을 묻는 질문에 답하면 검진은 2~3분 만에 끝난다. 결과지는 즉시 출력되며, 현재 상태에 맞는 정신건강 관리 필요성과 함께 중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이용 방법이 안내돼 있다. 병원이나 상담센터를 따로 찾지 않아도 스스로 마음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것이다.
무인 정신건강검진기는 현재 중구와 북구, 울주군에서 운영 중이다.
중구는 세민병원과 한국에너지공단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3개월마다 장소를 옮기고 있다. 북구는 구청 민원실과 북구노인복지관 등 2곳에서, 울주군은 선바위도서관과 하나로마트 원예농협 본점, 온산행정복지타운, 울주종합체육센터 등 4곳에서 키오스크를 가동하고 있다. 동구는 지난해 4~5월 HD현대미포 사업장 내에서 일시 운영했다.
이용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구에서는 2021년 351명이던 검진 인원이 2022년 615명, 2023년 852명, 2024년 1065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460명이 이용해 누적 4343명이 검진을 받았다. 이 중 고위험군 321명이 발굴돼 상담 안내와 연계가 이뤄졌다.
북구 역시 최근 연간 500건 안팎의 이용이 이어지고 있으며, 울주군은 지난해 한 해 동안 4039건의 검진이 진행돼 이 중 약 40%가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울산의 정신건강 지표는 이러한 시도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질병관리청의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울산의 연간 우울감 경험률은 6.6%로 17개 시도 중 공동 4위였으며, 주관적 건강 인지율은 43.4%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보건복지부의 ‘2025 자살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울산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32.7명으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일상에서 스스로 상태를 인지하는 조기 점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관내 한 보건소 관계자는 “무인 정신건강검진기는 진단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시점을 인식하게 하는 출발점”이라며 “검진 이후 상담과 치료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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