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주유소’ 독보적 역할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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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 주유소’ 독보적 역할 강점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6.01.1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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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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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의 가장 큰 특징은 항로 중간에 기항지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일단 진입하면 혹한의 바다를 10일 이상 쉼 없이 달려야 한다. 따라서 친환경 연료를 가득 채우는 것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유럽으로 향하는 북극항로의 긴 여정을 앞둔 선박에게 울산항은 마지막 주유소이자 베이스캠프가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부분이 울산항이 북극항로를 개척하는데 있어 가장 큰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세계 액체 화물 처리 4위라는 독보적 인프라를 갖춘 데다, 세계 최초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이어 드라이벌크선까지 친환경 연료 STS(Ship to Ship·선박에서 선박으로 충전) 벙커링에 성공하며 명실상부한 북극항로의 에너지 거점임을 증명해내고 있다.



◇친환경선 벙커링 세계 톱티어

11일 울산항만공사(UP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HD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한 중형 가스운반선을 대상으로 암모니아 TTS(Truck to Ship·육상에서 선박으로 충전) 벙커링 및 시운전을 계획하고 있다. 성공 시 이 또한 국내 최초 사례가 된다. 메탄올을 넘어 암모니아 시대까지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울산신항 남방파제 환적 부두에서 메탄올 이중연료 드라이벌크선 그린 퓨처호에 830t 규모의 바이오 메탄올을 STS 방식으로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지난 2023년 머스크사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그린 메탄올을 공급한 데 이은 쾌거다. 이로써 울산항은 컨테이너선(정기선)뿐만 아니라 드라이벌크선(부정기선)까지 선종을 가리지 않고 친환경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운영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인근 항만이 최근 LNG 벙커링 실증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차세대 연료 벙커링 분야에서 울산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공장·항만 양수겸장

울산항이 벙커링 최적지로 꼽히는 이유는 위치 때문만이 아니다. 바로 산업 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타 항만의 경우 오로지 지나가는 배에 기름을 팔기 위해 벙커링 시설을 지어야 해 채산(수익)성 확보가 어렵다. 반면, 울산은 배후에 거대한 정유·화학 공단이 있어 공장이 쓸 연료(LNG·암모니아 등)를 수입하면서, 이를 항만 벙커링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즉, 현재 산업에 공급하는 친환경 연료에 친환경 선박 벙커링만 추가하면 된다. 실수요에 선박 충전을 얹는 셈이다.

정순요 UPA 운영부사장은 “부산항이 화물을 오르내리는 곳이라면, 울산항은 에너지를 채워주는 곳”이라며 “울산은 이미 존재하는 산업 수요 위에 항로 수요를 더하는 구조라 투자 안정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UPA는 현대오일터미널과 전략적 지분 출자 계약을 맺고 저장 시설을 확보하는 한편, 남신항과 북신항을 중심으로 수소·암모니아 전용 터미널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신항만건설기본계획 변경안에 울산항의 에너지 전용 부두 접안 능력이 상향 조정된 것도 이러한 울산의 에너지 허브 전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법인 설립 늦지 않았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뚜렷하다. 연료를 저장할 탱크는 늘어나는데, 정작 이를 체계적으로 공급하고 마케팅 할 주체가 없다는 점이다. 당초 울산항은 벙커링 시장 활성화를 위해 공공과 민간(SK가스 등)이 참여하는 LNG 벙커링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해왔으나 현재 감감무소식인 상태다.

세계·국내 최초 타이틀을 잇달아 따내며 북극의 주유소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울산항이다. 그 명성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인프라 확충 못지않게 소프트웨어(공급 법인) 구축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맞춰야 할 시점이다.

유병건 울산항만물류협회장은 “선사들이 북극항로 기항지로 울산을 택하려면 언제든 원하는 가격과 물량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며 “개별 민간 업체에만 맡겨둬서는 글로벌 공급망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멈춰 선 벙커링 합작법인 논의를 조속히 재개해 공신력 있는 공급 주체를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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