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불편을 정책으로…3년의 여정이 만든 무인민원발급기 ‘0원’의 가치
상태바
[발언대]불편을 정책으로…3년의 여정이 만든 무인민원발급기 ‘0원’의 가치
  • 경상일보
  • 승인 2026.01.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재완 울산 북구의회 의회운영위원장

2026년 1월1일, 북구의 행정 서비스에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됐다. 관내 26곳에 설치된 모든 무인민원발급기에서 122종의 제증명 서류를 수수료 없이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몇 백원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을 넘어, 주민의 일상 속 작은 불편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 온 지난 여정이 ‘수수료 전면 무료화’라는 실질적인 결실로 이어진 역사적인 순간이다.

이번 정책은 우리 북구가 지향하는 주민 중심의 ‘적극 행정’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이정표이자, 지방자치의 가치를 증명하는 소중한 성과라 확신한다.

이 긴 여정의 시작은 2023년 초, 송정지구 주민이 건네준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였다. ‘등본 한 장을 떼기 위해 먼 거리에 있는 행정복지센터까지 이동해야 하고, 그마저도 업무 시간이 끝나면 발길을 돌려야 한다’는 호소는 필자에게 단순한 민원 이상의 소명으로 다가왔다.

울산 5개 구·군 중 두 번째로 넓은 면적을 보유한 북구의 특성상, 행정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은 보편적인 복지이자 주민의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기 협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예산 부족과 설치 기준이라는 행정적 한계에 부딪혔고 2023년 말 현대자동차 정문과 명촌주차장 고객안내실에 기기가 일부 설치되었으나, 송정지구 주민들의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었다.

필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24년 한 해를 주민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도전의 시간’으로 삼았다. 제223회 제2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타 지자체의 사례를 정밀 분석한 데이터를 제시하며 문제를 공식화했고, 단순히 설치를 독촉하는 수준을 넘어 송정복합문화센터나 인근 금융기관 등 주민 생활권에 밀접한 장소를 신규 설치 거점으로 제안하며 설득을 이어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새마을금고 이사장 등 관계자들을 직접 찾아가 금융기관 내 공간 제공에 대한 확답을 받아내는 등, 행정의 부담은 최소화하고 주민의 편익은 극대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발로 뛰며 마련했다.

이러한 끈질긴 노력은 마침내 2025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에서 송정동 무인민원발급기 신규 구입 및 옥외부스 설치를 위한 예산 5950만원 확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24시간 이용이 가능한 옥외부스 형태의 설치를 관철함으로써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상시 행정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물리적 확충만큼이나 중요했던 것은 주민의 경제적 문턱을 낮추는 일이었다. 구청 현안 사업들에 밀려 예산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릴 때마다 필자는 “주민의 편의가 행정의 최우선 가치”임을 강조했다. 특히 온라인 ‘정부24’는 이미 무료인데, 기기를 이용하는 주민에게만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러한 합리적 문제 제기는 2025년 말 ‘울산광역시 북구 제증명 등 수수료 징수 조례’ 개정이라는 제도적 완성을 이끌어냈고, 2026년 새해부터 본격적인 ‘수수료 0원’ 시대를 열 수 있었다.

하나의 민원이 온전한 정책으로 꽃을 피우기까지는 씨를 뿌리고 가꾸는 농부의 심정처럼 긴 인고의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어떤 민원은 오랜 시간 공을 들여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안타까움을 남기기도 하지만,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주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라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대안을 찾아내는 것이 지방의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수많은 주민의 목소리를 마주할 것이다. 그 여정이 비록 어렵고 힘들더라도 주민의 삶에 꼭 필요한 변화라면 끝까지 해결해 나갈 것이다. 주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지방의원은 존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성과를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준 북구청 민원지적과 관계 공무원 여러분의 노고에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 주민이 더 행복한 삶과 풍요로운 북구를 위해, 필자와 북구의회는 늘 낮은 자세로 의정활동에 매진할 것이다.

박재완 울산 북구의회 의회운영위원장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전고체배터리 소재공장, 국민성장펀드 1호 후보 포함
  • ‘울산 며느리(고 김태호 의원 맏며느리)’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장관 후보에
  • 언양터미널 임시시장 3월로 연기, 날씨·민원 탓…안내 없어 혼란만
  • 현대자동차 퇴직예정자 박태서씨, “30여년 삶의 터전…무궁한 발전 염원”
  • 조선소서 풀리는 돈, 지역에서 안돌고 증발
  • 올해 울산공항 LCC(저비용항공사) 5편 중 1편꼴 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