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제자유구역청이 개청 5주년을 맞아 경제자유구역의 외연을 넓히고 신산업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2차 추가지정 후보지로 KTX역세권과 다운혁신지구, AI에너지항만지구, 자동차일반산단, 강동관광단지를 제시하며 산업·도심·관광을 아우르는 확장 전략을 밝혔다. 수소·저탄소에너지, 미래 모빌리티, 해상풍력, AI기반 항만산업에 국제학교와 연구시설 같은 정주 인프라까지 결합하겠다는 계획은 울산의 미래 지도를 다시 그리겠다는 포부로 읽힌다.
울산 경제자유구역은 지난해 1차 추가지정을 통해 전국 9개 경자구역 가운데 규모 5위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올해는 산업부 3차 기본계획과 지정요건에 부합하는 2차 추가지정 대상지 5곳을 발굴해 외연을 더 확장한다. 특히 KTX 역세권의 접근성과 에너지·항만지구의 AI융합 등 입지별 특화전략을 통해 경제자유구역의 완성도를 높일 방침이다.
이 곳이 신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기존 산업단지와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로 울산 전역이 하나의 거대 혁신클러스터로 묶이게 된다. 첨단산업의 거점으로서 기업 유치가 가속화되고, 신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강력한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문제는 ‘얼마나 넓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채우느냐’다. 지구가 늘수록 기반시설 투자와 행정 부담, 환경·주민갈등은 동시에 커진다. 경제자유구역의 강점인 신속성과 예측 가능성이 흔들리면, 지정은 남고 성과는 흐려진다. 울산경자청이 행정의 연속성과 전문성 강화를 3대 과제로 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문관 제도 역시 직제 신설에 그칠 게 아니라 지구별 책임과 일정, 성과 목표를 분명히 하는 실행 장치가 돼야 한다.
5대 투자 사업으로 제시된 국제교육·연구시설, 호텔·실버타운, 해외 도시 협력, 해상풍력 연관 산업 역시 방향은 옳다. 다만 정주 인프라는 부속사업이 아니라 본사업이다. 지역과 단절된 ‘특권 공간’으로 비치거나 교통·주거 부담만 키운다면 정책 신뢰는 오래가지 못한다.
울산경제자유구역의 확장은 산업수도에서 혁신도시로 전환할 수 있는 중요한 카드다. 하지만 확장은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다. 추가 지정 5곳의 우선순위, 재원 조달, 유치 산업과 일자리의 질, 정주 인프라 로드맵을 숫자와 일정으로 제시해야 한다. 양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확대가 뒤따를 때, 울산의 경제자유구역은 비로소 ‘크기’가 아니라 ‘깊이’로 평가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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