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경제가 ‘12월의 고용 한파’에 꽁꽁 얼어붙었다. 2023년 12·3 비상계엄 사태보다도 더 매서운 고용 쇼크가 지난 12월 울산 경제를 강타했다. 취업자 수는 급감하고 실업자가 속출하며 실업률이 5%대에 다가서며 고용 ‘빙하기’를 방불케 했다. 자동차와 조선 등 제조업 업황 회복에 힘입어 회복 기미를 보이던 울산 경제가 고금리·고물가, 고용 위축과 소비 심리 악화 등 복합적인 내수 부진 요인에 다시 발목이 잡히고 있다.
동남지방데이터청의 고용동향 통계에 따르면, 연간 기준으로는 취업자와 고용률이 소폭 늘어 겉으로는 현상 유지를 한 듯 보인다.
그러나 12월 한 달만 놓고 보면 상황은 참담하다. 울산의 고용률은 57.9%로 추락했고, 취업자는 1년 전보다 무려 1만명이나 증발했다. 실업률은 4.8%까지 치솟아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보다 0.7%p 더 높다. 이는 1인당 GRDP 1위로 제조업 도시 울산이 더 이상 ‘고임금·저실업’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7.1%까지 치솟은 여성 실업률이다. 이번 고용 한파가 서비스업과 영세 사업장에 집중되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내수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만 명(-19.2%)이나 격감했다. 고물가·고금리에 버티다 못해 생활비를 벌고자 나선 주부와 여성들이 갈 곳을 잃고 대거 실업자로 전락하면서 서민경제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수치보다 뼈아픈 대목은 고용의 질적 악화다. 기능·기계 조작 및 단순 종사자 취업자는 1년 새 3만명 이상 줄며 제조업 말단과 건설 현장의 취약 일자리들이 무더기로 사라졌다. AI와 자동화가 앞당긴 ‘단순 노무직의 몰락’이 현실화된 것이다. 게다가 비임금근로자까지 대폭 감소한 것은 내수 불황 속에 놓인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선택하거나 가족 경영조차 포기해야 할 만큼 한계 상황에 직면했음을 시사한다.
이번 고용 지표는 제조업에 의존한 울산 경제가 내수와 고용은 멈춘 채 ‘외바퀴 주행’을 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서민들이 체감하는 고용이 무너진다면 지역 경제의 재도약은 요원하다. 도소매·서비스업에 대한 핀셋 지원과 여성·취약계층을 위한 공공 일자리 안전망 강화 등 내수 부진을 돌파할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12월의 고용 쇼크가 장기 불황으로 번지지 않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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