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피지컬 AI 아틀라스 공연장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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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칼럼]피지컬 AI 아틀라스 공연장을 만들자
  • 경상일보
  • 승인 2026.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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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천 울산대 신소재·반도체 융합학부 교수

울산대학교 첨단소재공학부(現 신소재·반도체융합학부)는 2018년 산학융합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두왕동 테크노일반산업단지로 이전했다. 당시의 목표는 명확했다. 대학과 기업의 R&D 센터가 어우러져 지역 기업과 산학 일체형 교육을 실현하고, 혁신인재를 양성하는 ‘울산의 실리콘밸리’이자 ‘벤처 창업의 메카’가 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상가, 기숙사, 운동장, 도서관 등 활기찬 캠퍼스, R&D 라이프를 위한 기반 시설 조성이 약속됐다.

그러나 이전 8년 차를 맞이한 지금, 테크노산단은 그저 적막한 산업단지의 외형에 머물러 있다. 울산대공원 남문과 공업탑 사이라는 최적의 입지 조건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과 벤처 사업가들이 북적이는 혁신 지구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초기 실행 계획에 대한 지속적 관리의 부실함이 증명된 셈이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울산은 명실상부한 세계적 산업도시이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 국가 기간산업의 핵심 기업들과 수많은 협력사가 시내 곳곳과 울주군에 포진해 있다. 울산 시민의 상당수는 하루 8시간 이상, 수십년이 넘는 세월을 이 산업단지 안에서 보낸다. 산단은 단순한 생산 현장이 아니라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터전인 곳이다. 하지만 현재의 산단은 차가운 금속 배관과 굴뚝만이 가득한 황폐한 풍경이다. 이제는 이 공간을 젊은 세대가 스스로 찾아오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산업 현장을 단순한 ‘작업장’에서 ‘진정한 삶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과감한 산업단지 공간개발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은 융합의 시대이다. 산업단지에도 문학과 예술이 공존해야 한다. 해외의 사례를 보면 폐쇄된 발전소나 공장을 박물관과 카페로 재생해 명소화한 곳이 많다. 울산은 한 발 더 나아가, ‘현재 가동 중인 생생한 산업 현장’에 문화적 가치를 이식해야 한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포르쉐 박물관은 공장 단지 바로 앞에 위치해 전 세계 관광객을 불러 모은다. 우리도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 등 세계적 기업들과 협력해 누구나 언제든 찾을 수 있는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박물관’을 산단 내에 조성해야 한다. 독일 유명한 고도 하이델베르크는 ‘3D 프린팅’으로 건축한 AI 데이터 센터를 통해 고전적 매력과 최첨단 하이테크를 결합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울산 역시 구축 중인 AI 센터를 무색무취한 건물이 아닌, 시민들이 최첨단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해야 한다.

울산은 흔히 ‘노잼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시에서는 문화매력 도시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울산의 진정한 정체성은 ‘최첨단 산업’에 있다. 인위적인 문화 조성이 아니라, 울산이 가진 압도적인 하이테크 인프라를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이번에 CES 2026에서 최고로 주목받은 것은 현대자동차 보스턴다이나믹스사의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이다. 현대자동차의 AI 주행봇 ‘모베드’는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AI 시대에 피지컬 AI를 가장 실감나게 구현한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가 실제로 제품을 생산하고 사람들과 교감하는 장소가 산단 내에 있다면, 그곳은 전 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혁신의 성지가 될 것이다. 즉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 ‘피지컬 AI 아틀라스 공연장’이나 ‘박물관’을 만든다면 당연 전 세계 사람들이 방문할 것이다. 울산시와 현대자동차가 협력한다면 100% 가능하다.

단순히 공장을 짓는 시대는 끝났다. 울산은 운명적으로 최첨단 산업도시이다. 피지컬 AI와 3D프린팅 등 최첨단 혁신기술을 구현할 최상의 제조 도시 울산은 이제 기술과 사람,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을 설계해야 한다. 산업단지가 ‘일만 하는 곳’에서 ‘하이테크를 경험하고 문화를 즐기는 곳’으로 변모할 때, 비로소 시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지역 소멸의 위기를 극복하며 젊은이들이 자부심을 갖고 머무는 매력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김진천 울산대 신소재·반도체 융합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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