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금의 지원 구조로는 울산 문화예술계 미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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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지금의 지원 구조로는 울산 문화예술계 미래 없다
  • 권지혜 기자
  • 승인 2026.03.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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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지혜 사회문화부 기자

“울산에서 2~3년 간 작품을 보다보면 다 똑같습니다. 발전이 없어요. 지원을 안받으면 작품 활동도 하지 않습니다.”

공모사업·상주단체 지정에 목맨 울산 문화예술계의 현실을 진단하고 지역 예술인들이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기획기사를 취재하면서 만난 지역 한 예술인은 고해성사 하듯이 지역의 예술계 현실을 꼬집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 상태였으나 여러 예술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는 울산의 문화예술계가 처한 현실 그 자체였다.

지역에 남아 울산시민들의 문화 향유권을 위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인들을 위해선 지원이 필요한 것은 누구나 공감한다. 울산 등 지방도시의 경우 적정한 댓가를 지불하고 작품을 보는 문화가 여전히 정착하지 않은데다, 부족한 문화예술 인프라로 젊은 예술인들이 울산을 떠나는 등 기반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원이 목적이 된 현실은 분명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재탕, 삼탕 등 창작 부재, 관객 동원형 공연 등 이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들이 결국 울산시민들의 문화 향유권에 악영향을 줄 뿐더러 창작 노력 등 궁극적으로는 예술계의 발전에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현실을 타개할 적극성의 부재다. 중견 문화예술인들이 겪어왔던 열악한 현실을 신진 문화예술인들도 똑같이 겪고 있는데, 이들에게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더 적을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자연스레 신진문화예술인들은 울산을 떠나거나 돌아오지 않고 있다. 울산의 문화예술계가 그들만의 리그가 돼 비슷한 콘텐츠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원인이다.

하지만 예술인만을 탓할 순 없다. 지원 구조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예산과 기간 문제로 많은 문화예술 지원사업들이 서류 평가를 기반으로 하면서 현재 울산의 지원사업은 서류작업을 잘 하는 예술인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선정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서류 작업 경험이 적은 신진 예술인들은 서류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히는 것이다.

울산의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은 평가 방식부터 바꿔야한다고 강조한다. 예전에 했던 작품을 다시 하지 않도록 제약하고 한번 지원 받았던 이들에게는 일정 기간 동안 지원을 못받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정형화된 평가 구조가 아닌 매년 조금씩 다른 심사기준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 심사위원 구성도 울산과 인연이 없어 평가에서 보다 자유로울 수 있는 타 지역의 심사위원으로 구성해 심사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지금의 지원 구조로는 울산 문화예술계의 미래가 갈수록 어두워질 수 밖에 없다. 예술인들은 자신이 창작자가 아닌 지원 사업의 수행자가 되진 않았는지, 행정은 보여주기 식의 지원을 하진 않았는지 냉정히 되돌아봐야 할때다.

권지혜 사회문화부 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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