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격거리 철폐, 농촌 태양광시설 난립 불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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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격거리 철폐, 농촌 태양광시설 난립 불보듯
  • 신동섭 기자
  • 승인 2026.03.0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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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구량리 일대 농지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들이 들어서고 있다. 김도현기자 do@ksilbo.co.kr
울산 울주군 농촌 마을마다 무분별한 태양광 설비 설치 등 태양광으로 이한 난개발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국회가 태양광 발전시설의 이격거리 규제를 사실상 철폐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무분별한 난개발을 조례로 막아보려던 지자체와 주민들의 노력이 법적 근거를 잃고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2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은 지자체가 조례로 설정해 온 태양광 이격거리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간 주민 정주 여건 보호를 위해 강화해 온 지자체의 규제 권한이 ‘상위법 우선의 원칙’ 앞에 무력화된 셈이다.

이로 인해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두서면 내와마을 주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마을 농지 곳곳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설 예정인 가운데, 법적으로 거주지 인접 구역까지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방법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번 법 개정이 농촌 공동체의 붕괴를 가속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두서면 내와마을 주민 A씨는 “마을 농지의 3분의1이 패널로 덮이면 농촌 경관 훼손은 물론, 온도 상승과 바람길 변화 등으로 영농 기반 자체가 붕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거지와 인접한 곳까지 태양광이 들어올 수 있게 된 이번 개정안으로 마을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물리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이제 뭘 더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법망을 교묘히 피하는 개발업자들의 ‘쪼개기 수법’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환경영향평가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을 피하고자 필지를 소규모로 나눠 사업 허가를 신청함으로써 규제를 피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실상 대규모 시설이 들어섬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조차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행정 역시 마비 상태다. 관련 민원이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지만, 법적 규제가 없어 사업체의 난립을 막을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울주군의회와 울산시의회 등 지자체가 준비 중이던 태양광 이격거리 조례 제정안들도 줄줄이 보류되거나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타 지자체의 기제정된 조례들 역시 상위법 위반 소지가 있어 개정이 불가피하다.

이에 태양광 갈등이 행정과 법의 경계를 넘어 더 큰 사회적 분쟁으로 번질 전망이 큰 만큼, 무분별한 난개발과 쪼개기 수법을 차단할 수 있는 세밀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상위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지자체의 이격거리 규제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현장에서 민원이 빗발쳐도 이를 제지할 행정적 법규가 없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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