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단체’가 썼던 이름
브라질 탄핵 정당 명 등
잠정 발표후 잡음 잇따라
지도부 의총 재소집 예정
민주, 조롱 섞인 비난도
브라질 탄핵 정당 명 등
잠정 발표후 잡음 잇따라
지도부 의총 재소집 예정
민주, 조롱 섞인 비난도

이에따라 당지도부는 이 같은 잡음을 고려해 의원총회를 재소집할 예정이다.
공모에서 가장 많이 제안된 키워드인 ‘국민’을 토대로 새 당명을 만들었다는 게 통합당의 공식 설명이다. 통합당 계열 정당 중 당명에 ‘당’을 과감하게 없애는 첫 시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민’이라는 표현에 얽매여 무리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장 새 간판을 마주한 소속 의원들의 평가는 탐탁지 않았다.
비대위가 이날 새 당명 관련 의견수렴을 위해 소집한 온라인 의원총회에선 ‘좌파단체가 사용 중인 이름’이라는 지적이 먼저 튀어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진영을 초월해 국민을 중시한다는 취지는 좋으나, 좌파시민단체가 썼던 이름을 당명으로 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좌파단체’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2003년 설립한 정치단체 ‘국민의힘’을 일컫는다.
띄어쓰기가 추가된 ‘국민의 힘’도 있었다.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김호일 전 의원이 창당했다가 한 달 만에 해산한 정당이다.
‘불편한’ 해외 사례도 거론된다. 브라질 중도좌파 성향의 선거연합(Coligacao Com a Forca do Povo·2010∼2016년)으로, 우리 말로 하면 ‘국민의 힘과 함께’다. 이 정당 대표였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은 이후 탄핵당했다.
우연의 일치로 본다고 해도 당명 개정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사전 조사가 미흡했거나 ‘정치적 감수성’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당과 비슷하다는 점에서도 마뜩잖은 시선이 쏟아졌다.
한 참석자는 “하필이면 국민의당과 헷갈리는 이름이냐. 김수민 홍보본부장이 해서 그런 것인가라는 지적이 많았다”고 전했다. 당명 교체 작업을 주도한 김 본부장은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다.
내년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영입설이 제기되는 와중에 유사한 당명이 채택된 것에 대한 문제 제기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등 여권에선 조롱 섞인 비난이 쏟아졌다.
정청래 의원은 SNS에서 “‘국민의힘’은 명백한 이름 훔치기다. 17년 전 결성한 우리 시민단체 ‘국민의힘’이 통합당의 새 당명으로 거론되는 것에 유감이고 불쾌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도 “빼끼기(베끼기) 대왕? 부결될 듯”이라며 도용 의혹을 제기했고, 최민희 전 의원은 “국민의힘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분화하면서 명계남 선생과 정청래 의원이 만들었던 단체”라고 보탰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내일 상임전국위 개최 전에 한 차례 더 의총을 할 필요가 있는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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