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에서도 쓴소리
李지사, 재정당국 압박하자
“곳간지기 구박해 뭐 되겠나”
이낙연 당대표 직격탄 날려
野 대권주자들도 공격 가세
원희룡 “기재부 향한 협박”
유승민 “모든 정책 돈풀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놓고 보편적 지원을 주장한 이재명 경기지사측과 여야 대선주자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총리측이 이 지사를 직격하고, 이에 이 지사측이 반격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야당주자들도 이 지사를 집중 공격하고 나섰다.
여당인 민주당은 코로나 안정세를 전제로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피해업종 선별지원을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편이냐 선별이냐의 이분법 논쟁을 뛰어넘어 각각의 장점을 살리겠다는 취지다. 전국민 지원이 내수소비를 활성화하는 취지라면, 선별지원은 자영업자의 피해를 직접 보상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24일 “방역당국이 코로나가 진정세라고 판단한다면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와 대상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대표는 최근 재정당국을 압박하는 이재명 지사를 겨냥, “기획재정부 곳간지기를 구박한다고 무엇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이날 KBS 1TV 심야토론에 출연,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라 한 홍남기 부총리 발언을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 지사가 강력 비판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독하게 얘기해야만 선명한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공격했다.
민주당 내 대표적인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의원 역시 최근 전국민 재난지원금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 지사를 향해 “포퓰리즘 논쟁은 중지하자”고 직격했다. 이 의원은 재난지원금 지급 논란을 조선 후기 붕당 세력의 예송논쟁에 비유하며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같은당 정성호 의원은 이날 경기도의 ‘전 도민 재난지원금’ 방안을 두고 이낙연 대표가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고 말한 데 대해 “표현이 조금 아쉽다”고 반격했다.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정 의원은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간다’는 표현에 대해 “과거 17대 국회에서 당시 야당이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 정책을 비판할 때 그런 표현을 많이 썼다”며 “우리 지지자들에게는 굉장히 상처를 주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인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이 지사가 ‘집단자살 사회’를 막기 위한 돈 풀기를 주장한 데 대해 맹공을 가했다. ‘집단자살 사회’란 2017년 방한했던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이 성장률 저하와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진다면서 사용한 표현이다.
원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지사가 재정건전성을 강조한 기획재정부를 향해 ‘집단자살 사회를 방치한다’고 비판한 데 대해 “이 정도면 토론이 아니라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 지사의 평소 주장을 보면 모든 정책이 돈 풀기”라고 이 지사를 비판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