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결성 이후 20년이 넘도록 울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카이크루 소재환 대표 지난해 비대면 공연의 위력을 실감했다. 그동안 미국, 프랑스, 독일, 뉴질랜드 등 국내외 수많은 비보이 경연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지만, 한 순간에 무대가 사라져 난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10여 명이 넘는 팀원을 이끌어갈 당장의 경제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열정을 쏟아낼 무대가 가장 아쉬웠다.
“한땐 우리나라가 비보이 문화를 이끌어갔는데 사실 최근 들어 주춤해졌거든요. 혹시나 하고 해외로 눈을 돌려봤어요. 해외에선 코로나로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지자 인터넷을 통해 워크숍도 하면서 교류를 하더라고요. 신선했죠. 우리나라, 특히 울산의 비보이를 알릴 기회로 삼았어요.”
지난해 소 대표가 속한 카이크루는 울산시와 북구청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울산의 관광지를 알리는 것은 물론 문화도시 울산의 위상을 알리는 것도 그가 할 일이다.
외국 비보이들에게 울산을 알렸다. 그들의 반응도 좋았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울산을 찾아오고 싶다는 연락도 쏟아졌다.
그에게는 더 큰 문제도 남아 있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년 프랑스 올림픽에서 브레이크 댄스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만큼 카이크루에서 메달리스트 배출을 목표로 맹연습을 하고 있다.
“냉철하게 판단하면 현재로서는 시상대 가장 위에 설 실력은 안 된다고 보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연습을 거듭하면 반드시 순위는 뒤바뀔 수 있다고 보고 지도자로 팀원들과 함께 참가하려고요. 시민들이 함께 응원하고 지켜봐 주시면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아가 그는 젊은 층을 위한 다양한 문화행사 개최 필요성을 제시했다. 젊은 인재들을 발굴하고 교육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일자리 부족과 인구 유출은 접어두더라도 문화공간을 찾아 떠나는 젊은 층을 막기 위한 공간마련이 절실하다는 의견이다.
“5년 전만 해도 문화예술을 하는 젊은 친구들이 울산에 많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주변을 돌아보니 모두 서울로 떠나버린 거에요. 울산도 많이 좋아졌는데 생각을 하면서도 젊은 층을 위한 문화공간이 조금 더 있어 지원을 받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더라고요.”
이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그는 오는 26일 문수호반광장 메인무대에서 열릴 제3회 울산 비보이 페스티벌에 애니메이션크루, 롤링핸즈, 언더독사운드 등과 함께 초청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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