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승영 좋은날음악기획 대표는 금요일부터 새로운 한주가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울산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공연이 그의 손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인근 부산·창원·대구·진주까지도 기획공연을 열 정도였다.
물론 처음부터 쉽지만은 않았다. 울산에서 클래식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공연 기획사로 출발한 좋은날음악기획이 성공을 거두기까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여러 클래식 연주자를 찾아 음악회를 기획했다. 급기야 어린이합창단도 찾아가 무대에 세웠다.
조금씩 발전을 거듭하며 내로라하는 대중가수 공연이 울산에서 열리려면 좋은날음악기획을 통해야만 가능할 정도에 이르렀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뮤지컬 공연시장에도 도전했다. ‘명성황후’ ‘지킬 앤 하이드’ ‘시카고’ ‘영웅’도 기획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을 덮치면서 다른 세상 이야기가 됐다. 코로나 감염 위험성에 공연 자체를 꺼리게 됐기 때문이다.
“자고 일어나면 공연이 있었는데, 지난해는 계획했던 공연 대부분이 취소됐어요. 그 중엔 티켓이 팔리지 않아 취소되는 것도 있었고, 공연을 앞두고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어쩔 수 없이 무산된 것도 있었어요. 거의 90% 이상의 공연이 열리지 못했죠.”
하지만 그동안 그와 쌓아온 인연 때문인지, 코로나 상황이 좋아진 동안 취소된 행사들이 수시로 열린 경우도 있었다. 그로서는 너무나도 반갑고 고마웠다.
코로나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일정 취소에 대한 위약금이 부담스러웠지만, 20여 년의 정으로 행사가 진행된 것이다.
“인간이 어쩔 수 없는 전염병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도 좋은날음악기획이 만드는 공연은 꼭 열린다는 신뢰감을 줄 수 있었어요. 게다가 공연을 만드는 제작사, 흥행을 시켜야 하는 기획사, 공연에 나오는 출연진들이 함께 위기상황을 이겨내려고 단결하는 의지도 봤고요.”
그는 이윤을 좇아가며 공연 기획을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처음 회사를 설립할 때 목표를 세운 것처럼 공연을 보고 나설 때 사람들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 바로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공연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또 한 번 변신도 준비 중이다.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시민들의 문화 패턴도 변화했어요. 찾아오는 공연도 중요하지만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주기 위해 울산 유일의 기획사로 컨벤션도 함께 고민해보고 있어요.”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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