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지역 첫 진보교육감 시대를 연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이 다음달 1일 취임 3주년을 맞는다. 노 교육감은 3년간의 재임 동안 교육복지와 청렴도를 전국 최상의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부족한 교육인프라를 대폭 확충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그는 남은 1년간의 임기 동안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상처받은 교육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하는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3년간의 주요 성과와 아쉬웠던 점은.
“취임하기 전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교육복지 지역이었고, 청렴도 또한 최하위였기에 지난해까지는 이 두 가지 기반을 단단하게 하고자 집중했다. 취임 직후에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전면 확대했고, 신입생 교복비 지원과 학습준비물비 지원, 수학여행비 지원 등 다양한 교육복지정책을 시행했다. 올해 시행할 예정이었던 고등학교까지 전면 무상교육을 작년 2학기에 앞당겨 시행했고 올해부터는 유치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했다. 이제 울산의 교육복지는 전국 최상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청렴도도 꾸준히 개선되어서 작년에는 2년 연속 종합청렴도 전국 교육청 가운데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또한, 울산의 부족한 교육인프라 해결을 위해 학생교육문화회관, 교육연수원, 마을교육공동체거점센터를 개관했고, 수학문화관, 기후위기대응교육센터를 구축하고 미래교육관설립이 확정된 것도 의미 있는 성과였다. 안타까운 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우리 아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학습 격차, 심리·정서, 신체 건강, 사회성 결손 등의 문제를 빠른 시일 내 해결해야 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교육현장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평가한다면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원격수업은 대면 수업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동시에 학습 격차 확대 등의 단점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학습을 지속하고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미래 교육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초기 혼란이 많았지만, 원격수업은 이제 학교 현장의 일상이 됐고 우리 교육청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우리 교육청은 원격수업을 위한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구축했다. 고성능 노트북 5243대를 초·중등 선생님들에게 보급하고, 초·중등 모든 일반 교실에 기가급 무선망을 설치해 쌍방향 원격수업 등 융합 교육이 가능하게 했다. 원격수업의 질 향상을 위해 교육연구정보원 서버 용량을 늘려 학교통합홈페이지 사용을 원활히 하는 등 안정적 원격수업 기반도 마련했다. 하반기에는 초·중등학교 교과교실 등 특별교실 2596실에 무선망을 추가 구축해 교내 모든 학습공간에서 ICT활용 교수·학습이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력 격차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해결 방안은.
“배움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기초학력 진단을 실시해 신입생부터 느린 학습자에 대한 총체적인 예방·진단·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기초학력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이를 위해 전 초·중학교에서는 느린 학습자에게 학습·정서·돌봄 등을 다중으로 지원하는 두드림 학교와 일반고를 중심으로 한 기초학력 보장학교, ‘온라인 튜터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교실 내 학습 안전망으로 초등학교에 ‘1수업 2교사제’를 실시해 국어, 수학, 영어 등의 기초학력을 지원하고, 별도 공간에서 일대일로 집중적으로 지도하는 ‘채움 교사제’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울산형 영어교육 모델인 다듣영어를 초등학교를 넘어 울산 전역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돌봄에 참가한 취약계층 아동 대상까지 확대 실시해 교육격차 해소와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고자 한다. 또한 유튜브 등 영어학습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AI 기술의 발달 등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맞는 울산형 영어교육 모델을 개발해 학생들의 영어학습 환경을 혁신적으로 바꾸어 나갈 것이다.”
-학교비정규직노조 등 노조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올해 초등돌봄전담사의 임금인상 문제로 갈등이 있었다. 임금과 관련한 문제는 17개 교육청의 공동교섭 사항으로 우리 교육청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노동조건을 다루는 단체협상은 개별 교육청과 지역노조가 교섭을 하지만, 임금협상은 17개 시도교육청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집단교섭을 하기로 상호 합의해 진행이 되었고, 당시에는 상호 간에 임금협상이 완료된 상황이었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대화를 통해 상황을 설명하고 처우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취임 직후에 신분 안정과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경비원, 청소원 등 교육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민주적 노사관계를 위한 대화와 소통을 지속해서 이어왔고, 처우개선 등을 위한 제도 정비를 해 왔다. 그동안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여전히 우리 교육청 교육공무직 등 모든 노동자의 기대와 눈높이를 채우기엔 미흡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앞으로도 처우개선 등 현안에 있어 최선의 방안과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과 대화를 이어나가겠다.”
-학생 인권과 교권 둘 다 만족시킬 수는 없는가.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도 행복하다. 배움은 일방이 아니라 상호작용이므로 한 쪽이 불행한데 행복한 배움이 일어날 수 없다. 학생의 인권과 교권이 상호 존중되는 학교와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교원이 안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결국 학생의 학습권 보장과 연결된다. 우리 교육청은 학생인권 보호를 위해 ‘찾아가는 인권교육, 울산에퀴타스 인권 실천학급’을 통해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교사들에게는 미래 전문가 과정으로 인권교육 강사과정을 운영하고, 민주시민교육 연수 등을 통해 인권교육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생의 인권과 교권은 반대 개념이 아닌 배려와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상생의 개념이다. 학생의 인권과 교권은 수레의 바퀴처럼 잘 맞물려 움직여야 하며 함께 해야 할 것이다.”
-남은 1년 임기 동안 중점 추진 사업은.
“당장 시급한 과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상처받은 교육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것이다. 이번 주부터 전면 등교가 이루어지면서 학교의 일상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코로나 종식까지는 먼 길을 가야하고 학력 격차 해소와 관계 회복 등 많은 과제가 쌓여있다. 남은 1년의 가장 큰 과제는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목표 대비 공약 이행률이 84.3%로 시민들에게 약속드린 102개 공약을 100% 완수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남은 임기를 떠나 학교를 학교답게 만드는 학생 중심수업을 안착시키고 미래 교육의 비전을 만들고 제시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남은 1년도 소통하면서 현장에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