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논설실:뉴스 톺아보기]아시아 1호 자연주의 ‘아우돌프 정원’, 태화강 국가정원의 위상 한단계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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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논설실:뉴스 톺아보기]아시아 1호 자연주의 ‘아우돌프 정원’, 태화강 국가정원의 위상 한단계 ‘UP’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07.23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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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트 아우돌프씨의 대표작인 뉴욕 하이라인 파크.

태화강이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지 어느새 만 2년이 지났습니다. 태화강이 생태하천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울산시민들의 태화강에 대한 사랑은 말 그대로 ‘지극 정성’이었습니다. 그 정성이 모여 국가정원을 이뤄냈고, 태화강의 성공스토리는 울산시민들의 자긍심이 됐습니다. 이제 태화강국가정원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일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Piet Oudolf)씨의 정원이 울산 태화강에 들어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우돌프씨는 왜 울산 태화강을 선택했는지, 그의 정원은 어떤 특성이 있는지, 태화강국가정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봅니다.



-‘아우돌프의 정원’은 언제 어디에 만들어지는가.

“태화강 국가정원에 2만㎡의 ‘아우돌프 정원’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국화원과 초화원 부지를 두고 논의 중입니다. 이미 1차 마스터플랜이 들어와 있습니다. 오는 9월 피트 아우돌프씨가 울산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그 때 구체적인 논의를 통해 장소와 조성시기가 결정될 것입니다.”

-오는 10월15일부터 24일까지 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가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열린다. 그 때 일부라도 공개하면 시너지가 있을 텐데.

“국화원 부지를 대상으로 만든 1차 마스터플랜대로 시행하면 가능합니다. 그런데 울산시의 요구대로 국화원이 아닌 초화원으로 옮길 경우 1.2m가량 성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화원도 이미 5년이 다 되어 새로 조성해야 하므로 이참에 국화원을 옮기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의견도 있습니다.”

▲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국화원.
▲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국화원.

-피트 아우돌프씨는 어떤 사람인가.

“피트 아우돌프는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 정원디자이너입니다. 뉴욕의 하이라인파크와 시카고 루리가든, 디트로이트 아우돌프가든 등이 그의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동료 헹크 헤릿선과 함께 <자연정원을 위한 꿈의 식물>이라는 책도 펴냈습니다. 그의 일대기를 다룬 <다섯 번의 계절:피트 아우돌프의 정원>이라는 영화가 나왔을 정도로 저명한 석학입니다.”

-그의 정원은 어떤 특징이 있나.

“아우돌프씨는 1982년 자신만의 농장을 설립해 식물에 관한 실험을 하면서 ‘새로운 여러해살이풀 심기 운동’을 통해 식재 디자인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단순한 꽃밭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성과 생물다양성이라는 새로운 정원미학을 등장시킨 것입니다. 양귀비, 국화 등 계절마다 조성하는 태화강의 화려한 꽃밭과는 사뭇 다릅니다. 그의 자연주의 정원에는 화려한 꽃들이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뉴욕의 하이라인파크에도 철길마저도 그대로 둔 채 그 지역에서 자생하는 풀과 나무를 70% 이상을 심었습니다. 마치 원래부터 있었던 것 같아서 고향의 들판처럼 편안하고 친근합니다. ‘아름다운 정원은 절대 유행을 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진짜 야생 그대로 두는 것은 아닙니다. 식물 군락을 ‘뒤죽박죽’이 아니라 ‘덩어리’로 만드는 정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태화강국가정원에 아우돌프의 정원이 만들어지면, 뉴욕 하이라인파크처럼 관광상품이 될 수 있나.

“태화강국가정원이 1호 국가정원인 순천만에 비해 볼거리가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아우돌프의 정원이 들어서면 순천만국가정원의 대표적 작품인 영국의 찰스 젱스(Charles Jencks)씨의 정원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것입니다. 호수 주위를 마치 왕릉 같은 형체 6개가 어우러져 있는 것이 그의 작품인데, 지형디자이너라는 불리는 그의 특징이 잘 드러납니다. 울산은 산업으로는 적잖은 ‘세계 일류’를 갖고 있지만 문화적으로는 세계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는 도시입니다. 세계적 정원 디자이너인 피트 아우돌프의 정원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태화강국가정원에 만들어집니다. 세계 정원디자이너들 사이에선 그의 팬덤이 형성돼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정원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몰릴 것입니다. 십리대밭에 이어 아우돌프의 정원이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수 있습니다.”

-아우돌프씨가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을 선택한 계기는.

“지난 2019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원예박람회에서 울산지역 조경전문가들이 그에게 태화강을 소개했던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그는 개인 정원 보다는 공공프로젝트를 많이 수행했는데, 지역주민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가 울산에 참여하기로 한 것도 죽음의 강에서 생태하천으로 거듭난 태화강의 성공스토리에 대한 공감이 중요한 이유라고 합니다.”

-많은 비용이 들 것 같은데, 비용부담은.

▲ 정명숙 논설실장
▲ 정명숙 논설실장

“총사업비는 13억원입니다. 울산시가 3억원을 부담하고 경남은행이 1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국화원이 아닌 초화원으로 옮길 경우 성토와 기간연장에 따른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름철 폭우에 태화강국가정원이 잠기는 사례가 빈번한데, 이에 대한 대책은.

“지난해 미국 디트로이트에 ‘아우돌프의 정원’을 시공하던 중 집중호우로 정원이 물에 잠긴 사례가 있었습니다. 태화강에서도 대상지를 초화원으로 옮길 경우 물에 잠길 것을 우려해서 성토를 하려는 것 같은데, 하천부지라서 현실적으로는 성토가 불가능합니다. 설령 국화원에 하더라도 폭우에 따른 수해 피해가 발생하면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보다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것입니다.”

정명숙 논설실장 ulsan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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