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코로나19와 햇빛 마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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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코로나19와 햇빛 마주하기
  • 경상일보
  • 승인 2021.12.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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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혜 울산과학대 식품영양학과교수 울산북구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

코로나 재확산으로 확진자 수는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유럽 일부는 국경을 봉쇄하고 백신 접종 의무화를 결정했고, 세계 각국은 부스터 샷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행사는 취소되고 우리나라의 대응단계는 다시 상향되어 모임 제한 강화로 ‘위드 코로나’는 무의미해졌고, 일상생활은 다시 멈추고 있다. 이제는 코로나 환자를 전담할 더 이상의 의료인력과 병상을 수급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라 확진자도 재택치료를 권하고 있다.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다. 잠시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듯했지만, 코로나 확진자의 급속한 재확산은 이전보다 사람들을 더 움츠러들게 만들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 마스크를 착용한 이유는 대기오염과 미세먼지 때문으로 선택의 자유가 있었지만 지금은 마스크가 필수요건이 되었다. 코로나로 생겨난 제한 요건과 규정은 일상을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폐쇄된 생활로 이끌어 가고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얼마 전, 지인이 너무 피곤해 동네 의원에 갔더니 비타민D 부족이라 비타민D를 처방받았다고 한다. 수치상으로는 거의 결핍에 가까운 수준이라 뼈 건강을 위해서 비타민D와 칼슘을 챙겨 먹으라는 의사의 처방으로 한 달 분을 받아왔다고 한다. 그동안 많이 피곤했었다는 그는 비타민D가 결핍된 이유를 자유롭지 못한 야외활동으로 햇빛을 보기가 어려워진 탓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역 및 계절에 따른 자외선량을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비타민D 합성을 위한 시간을 계절에 따라 다르게 제시하고 있다. 청정지역의 경우, 봄은 15분, 가을은 18분, 겨울은 37분이고, 오염지역의 경우는 각각 16분, 24분, 37분이다. 이를 기준으로 기상청에서 제시한 피부의 홍반 생성시간 이내의 수치인 하루 20~40분 동안의 일광욕은 피부에 홍반을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비타민D 합성이 가능한 시간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야외활동을 할 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경우가 많고 마스크와 장갑 착용을 하기 때문에 실제로 햇빛으로부터 비타민D의 공급은 쉽지 않다. 식품을 통해 얻기도 쉽지 않아 우유 등에 비타민D를 첨가한 비타민D 강화우유 형태나 영양보충제 등으로 보충하는 경우가 많다. 비타민D 강화 마가린이나 버터 그리고 말린 버섯 등을 섭취하는 것도 비타민D 급원이 될 수 있다.

비타민D는 체내에서 호르몬 역할을 해 체내 칼슘 수준을 정상 수준으로 유지하고 칼슘의 흡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만약 일정 기간 이상 비타민D가 결핍되면 뼈의 석회화가 충분하지 않아 뼈가 연해지고 변형되기도 쉽다. 어린이의 경우 구루병이 유발될 수 있고, 치아에도 영향을 미쳐 영구 치아가 다시 나오는 데 상당한 시간이 지연되기도 한다. 성인에게 비타민D 결핍은 골연화증,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이외에도 최근에는 비타민D의 염증 완화 및 면역력 증가 효과 등 다양한 기능들이 알려지고 있어 비타민D를 활용한 건강관리 차원으로 병원에서는 주사제로 보충을 권하기도 한다. 비타민D는 지나치게 과량섭취를 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식사에서는 과량의 문제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요즘 하루에 햇빛을 직접 쬐는 시간이 어느 정도일까 계산해 보니 온전히 밖에서 햇빛과 공기를 쐬는 시간은 차량으로 이동하는 전후인 차를 타러 가는 시간과 내리는 시간의 잠시에 지나지 않아 하루 5분이 채 안 되고 있었다. 얼굴에는 햇빛 차단크림과 마스크, 긴 팔, 긴 소매 옷으로 햇빛이 들어올 빈자리가 한 군데도 없었다. 손에 햇빛 차단크림을 바르지 않고, 장갑을 끼지 않아 노출되는 피부를 통해 들어오는 정도에 불과했다.

여러 연구들에서는 햇빛이 주는 긍정적 효과는 비타민D의 공급뿐만 아니라 정신적,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2년째 이어지는 지금의 일상은 우리에게 이미 익숙해져 버렸다. ‘위드 코로나’는 긴장의 끈을 놓아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우리의 ‘위드 코로나’는 느슨한 방역체계와 제한해제의 의미가 아닌, 코로나 속에서도 예방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각자의 건강증진과 면역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측면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차가워진 날씨의 요즘, 햇빛 아래에서 행하는 37분의 꾸준한 산책이 심신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영혜 울산과학대 식품영양학과교수 울산북구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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