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서린씨는 필리핀 출생으로 지난 2010년 친구 소개로 남편인 손양호씨를 만나 결혼한 뒤 한국에 정착했다. 결혼과 동시에 울산에서 생활하고 있는 캐서린씨 부부는 네 자녀를 둔 다둥이 부모이기도 하다.
캐서린씨는 한국생활에 대해 “무엇보다 소통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그 대신 한국은 시스템이 잘 돼 있고 생활하기가 편리해 소통 외 불편함은 딱히 느끼지 못했다”며 “병원을 간다던가, 일을 보러 다닐 때 교통편이 잘 돼 있고 인터넷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필리핀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캐서린씨는 처음 울산에 왔을 때 필리핀과는 다른 울산의 날씨가 신기했다고 한다.
캐서린씨는 “필리핀은 사계절이 없고 계속 덥다. 근데 한국은 계절이 바뀌니까 같은 여름이라도 더 더운 느낌”이라며 “이제는 한국의 여름에 에어컨이 없으면 생활하기가 힘들다”고 웃음을 보였다.
한국 생활 초반에 처음 본 눈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캐서린씨는 “처음 겪는 겨울 때는 추워서 밖에 나가기조차 싫었지만 처음 눈을 보고는 너무나 신기했다”며 “근데 울산은 눈 오는 일이 자주 없어 아쉽다. 겨울이 되면 아이들과 함께 눈 오는게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캐서린씨는 “한국에 처음 와서 학원 강사, 한국어능력시험 등 열심히 했는데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여유가 없어졌다. 앞으로 아이들이 크고 여유가 된다면 다시 공부를 하고 직업을 찾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부인 캐서린씨의 손을 꼭 쥐고 있던 남편 손씨는 다문화가정을 이루기 잘했다고 하면서도 주변의 인식에는 다소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손씨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좀 부족하다고 느낀다. 직접적으로 겪은 건 아닌데 공공단체나 봉사모임에 가면 여전히 차별하는 게 있다”며 “소통이 제대로 안되니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은 나중에 컸을 때 차별같은 부당한 걸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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