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되면서 울산을 비롯한 전국 아파트값 오름세가 둔화된 가운데 울주군 지역 투자 열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와 대선 변수로 거래 시장이 극도로 침체되면서 간헐적으로 거래가 체결되는 상황이지만, 매도호가가 쉽게 조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13일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건설 사업의 체감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를 조사한 결과 1월 울산지역 HBSI 전망치는 69.2로 전월(87.5)보다 18.3p 하락했다고 밝혔다. 울산 HBSI 전망치는 대구(50.0)에 이어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HBSI는 공급자(주택·건설업체)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이 수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건설사 비율이 높다는 의미다. 최근 한달사이 급속도로 울산지역 주택사업 경기가 나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둘째주 울산지역 주간 아파트 매매값은 0.08% 상승하는데 그쳤다. 지역 전반적으로 상승폭이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울주군은 0.15% 상승하며 전주(0.12%)보다도 상승폭을 키웠다. 한 주 동안 울주군이 0.15%로 가장 크게 올랐고, 이어 남구(0.10%), 동구(0.05%), 북구(0.04%), 중구(0.4%) 순이다.
울주군 지역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송인칠 울산공인중개사협회 대의원은 “최근 울산 중·남구가 국토부에 부동산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건의했으나 반려됐다. 이 여파로 중·남구와 인접한 비규제지역들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범서읍 굴화·천상지역이 대표적이며, KTX 역세권 아파트도 여전히 인기다. 다만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여파로 인해 거래량은 대폭 줄었다. 이에 비해 인기 단지 매도호가는 쉽게 조정되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3억원 초반에 매입할 수 있었던 KTX울산역우성스마트시티뷰(84㎡)가 지난해 6월 5억4500만원으로 최고가 갱신했다. 최근에는 5억3000만원~5억4000만원선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 부동산에 소개되고 있는 매물 중 5억원 미만 매물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다만 오는 7월께 인근에 대단지 신규 아파트 입주가 예정된 만큼 하반기 하락세가 점쳐지기도 한다.
그는 “KTX울산역 인근에 위치한 e편한세상울산역어반스퀘어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울주군뿐만 아니라 중·남구 지역에서도 기존 집을 처분하고자 하는 입주예정자들이 쏟아질 것이다. 980세대의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는 하반기에는 하락매물이 쏟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1월 둘째주 울산 아파트 전셋값은 0.16% 올라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의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거래가 급감하면서 매매가격과 함께 전셋값 상승폭이 좁아진 타 시도와 달리 울산은 2주 연속 전국 최고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북구 양정·연암동 등 대단지 아파트와 남구 무거·야음동 등 교통환경이 양호한 아파트, 울주군 범서·삼남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 인식이 있는 아파트 위주로 전셋값이 많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