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자치단체의 성공은 독립성과 자율성을 가진 집행부 구성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집행부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기구가 의회다. 의사 결정 및 예산 심의 기구인 의회가 온전한 균형을 갖지 못하면 앞으로 어떠한 결정도 왜곡될 수밖에 없다. 지난 십수년동안 메가시티 구축을 위한 노력들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도 바로 각 도시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고 경제적 이익을 얻어내는데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물리적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통합도시를 만들자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문화·생활공동체 구축이라는 온전히 새로운 개념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안으로는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국토균형발전을 이루고, 밖으로는 국제경쟁력을 가진 도시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는 독립성을 가진 특별자치단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부울경특별자치단체는 인구 800만명에 이르는 메가시티다. 지방자치법의 전면개정에 따라 우리나라 최초의 법적 특별자치단체가 되는 부울경특별자치단체는 조직·인사권, 조례·규칙제정권 등의 자치권을 가지며, 단체장을 포함한 집행기관과 지방의회를 별도로 구성하게 된다. 각각의 이해 관계를 넘어서 권역 전체의 이익을 반영하는 독립적인 의사결정만이 지역간 초광역협력을 견고하게 할 수 있다. 특히 초기에는 광역교통망과 문화시설, 산업기반 등 기본인프라 구축에 매진해야 하는만큼 특정지역의 이익이 아닌 장기적이고 객관적인 안목의 균형감 있는 결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혹시라도 3개 도시가 자리나 권한 나누기에 집착한다면 파행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의회구성이라는 첫 고비는 무사히 넘겼다. 다음은 특별지자체의 청사 위치를 놓고 또한번 논란이 예상된다. 청사 위치는 3개 시·도 광역단체장과 의장이 참가하는 이른바 ‘6인 회담’에서 결정한다. 객관적 기준을 먼저 마련하고 그에 수긍하는 통큰 양보가 필요하다. 부울경특별자치단체는 우리나라 미래를 새롭게 여는 초광역화의 선두주자다. 모범사례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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