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권역 복선전철역이 주요 포털사이트 역명 표기에서 부산 지하철역으로 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부울경 특별자치체 출범을 앞두고 울산의 부산 종속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는 가운데, 울산시가 앞장서 표기를 수정해 시민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8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울산~부산 동해선 광역전철은 부전~일광역 1단계 구간이 지난 2016년 부분 개통된 데 이어 일광~태화강역 2단계 구간이 지난해 12월28일 개통됐다. 동해선 2단계가 준공되면서 비수도권 최초로 광역전철 노선이 개통됐다.
그러나 각 포털사이트에 동해선 광역전철 울산 소재 역들의 표기는 제각각이다. 네이버에 태화강역을 검색하면 ‘태화강역 동해선’으로 정확히 표기된 반면, 서생역 등은 부산시 지하철역으로 표기된다. 다음에서는 태화강역조차 부산 지하철역으로 명시돼 있다.
이는 인천·경기도 등 지하철역이 수도권역처럼 권역명으로 표기되거나 ‘의정부역 경원선’ 등으로 정확히 표기된 것과 대비된다. 이에 따라 울산을 찾는 외지인들이 남창·서생 등을 부산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기재되는 역명 관련 표기는 코레일이 아닌 포털사이트가 결정한다. 코레일은 국토부 고시에 따라 동해선 표기를 권장하고 있지만 포털이 이행하지 않는 실정이다.
시는 역명 표기 오류를 인식, 각 포털사이트에 울산 소재 역들을 ‘동해선 광역전철역’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다음만 검토 중일 뿐, 나머지는 아직 회신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시민들의 노선 명칭 변경 요청이 접수되자 지도 앱을 운영 중인 카카오는 동해선이 기존 부산 지역의 지하철 노선이었기 때문에, 변경시 부산 지하철 이용객에게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수정이 어렵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카카오측의 답변은 광역전철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빚어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애초에 동해선 광역전철은 부산교통공사가 관리하는 부산 지하철이 아니라 코레일이 운영하는 별도의 노선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부산 지하철 노선으로 기재된 광역전철역의 명칭을 지역명에서 권역명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현재 부산을 포괄하는 광역전철은 동해선과 부산~김해 경전철 2개가 있다. 부산뿐만 아닌 경남 양산·김해, 울산 등 시도를 넘나드는 노선이 존재함에 따라 동남권 등 권역 명칭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시도 차원의 협의를 통해 명칭 변경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시는 권역명 표기 변경에 대해 깊게 검토하지 않는 사안이라는 미온적인 입장이다.
서범수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울산과 부산은 엄연히 다른 지자체임에도 역명 표기 오류를 방치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울산시와 함께 포털사이트와 협의해 최대한 빠르게 수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혜윤 수습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