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염, 심하면 하반신마비…명확한 치료법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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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염, 심하면 하반신마비…명확한 치료법은 없어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2.01.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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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화 울산제일병원 신경과 전문의가 척추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 백신을 맞고 하반신 마비 증상이 사라졌다고 주장하는 인도 남성이 화제다. 반면 국내에서는 백신 접종 후 척수염 진단을 받아 하반신 마비가 됐다는 사연이 여럿 전해지고 있다.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통증으로 진단은 물론, 치료도 쉽지 않아 환자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도 곤경에 빠지게 된다. 손에서 시작해 손목·겨드랑이·가슴·어깨까지 통증이 확산해 결국 걷지도 못하는 하반신 마비까지 불러오는 척수염이 무엇인지 김상화 울산제일병원 신경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다양한 신체 부위 지배하는 척수

척수는 척추 내에 있으며 감각신경이나 운동신경들이 포함된 중추신경의 일부분이다.

목부터 시작되는 목 척수, 등 척수, 허리 척수, 엉치 척수 등 위치마다 구분되며 각각의 척수마다 각각 다른 신체 부위를 지배한다.

척수는 말초신경과 뇌를 연결하는 중간의 신경계이다. 사지의 근육 운동을 담당하거나 감각을 느끼도록 담당하거나 일부의 자율신경은 방광 조절이나 항문 근육의 조절 등을 담당하고 있다.

척수의 구분에 따라서 지배하는 역할이 달라지는 만큼 어떤 부위에 척수염이 생기는가에 따라 장애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



◇척수염 원인 다양

척수염의 원인은 일반적인 염증 질환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핵균, 곰팡이, 기생충, 바이러스 등은 외부의 공격 원인에 감염되는 염증의 원인이 되고 자가면역 및 만성 염증은 내부적인 문제로 발생하는 염증의 원인이다. 염증이 생긴 원인에 따라 어떤 약으로 치료할지가 결정 돼야 한다.

김상화 울산제일병원 신경과 전문의는 “결핵균 감염에 의해 발병된 사례라면 항결핵제를 사용해야 하고 바이러스 감염이라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한다. 만성 염증 때문이라면 스테로이드제나 면역억제제 등을 사용해 염증이 심해지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로 감염성 질환의 경우에는 빠르고 강력한 치료가 필요하므로 약의 독성에 관여하지 않고 양약을 제때 투여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한번 시작된 척수염이 항생제 치료 등을 거치면서 완전히 바로잡히지 않고 만성화되거나 자가 면역 증상으로 인해 약을 투여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염증이 반복되고 해당 부위가 악화할 수 있다.



◇배변 장애 동반될 수도

대부분 척수염은 빠르게 진행하는 근력 약화, 감각 이상, 건반사 항진, 배변 및 배뇨 장애 등의 조합으로 나타나게 된다.

환자는 배꼽 아래로 감각이 저하됐다고 호소하기도 하고 가슴 아래로 저리거나 통증이 발생한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감각 이상은 침범 부위에 따라 온도 감각이나 통증 감각뿐 아니라 진동 감각이나 위치 감각에 변화가 있을 수 있으며 병이 발생한 부위가 경추 등 좀 더 높은 부위에 위치할 경우 고개를 숙일 때 찌릿하다고 느낄 수 있다.

감각 증상 외에도 병변 위치에 따라 팔 혹은 다리 때론 팔과 다리 모두에 위약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자세의 불안정과 보행 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 특히 배변이나 배뇨의 장애가 발생해서 요실금, 변비, 변실금 등이 흔히 같이 발생해 혈압조절 기능 소실이나 발한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김 전문의는 “가슴에 띠를 두른 듯 조이는 통증이 나타나기도 해 디스크나 대상포진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감각 이상보다 더 심각한 증상은 근력의 약화와 배뇨장애이며, 하반신 마비가 오는 경우도 흔하다”며 “특히 갑자기 소변이 막혀 나오지 않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병원을 찾아 인위적으로 오줌을 배출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인 질환 맞춰 치료

현재로서는 치료할 수 있는 명확한 방법은 알려지지 않다.

다만 척수결핵의 경우에는 12개월 이상 항결핵제를 복용한다. 기생충에 의한 척수염의 경우에는 알벤다졸과 같은 항기생충약제를 사용하기도 하는 등 원인 질환에 맞춰 치료한다. 대부분 증상이 최고조에 도달한 후 대략 4~8주 정도 지나면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해 3~6개월 동안 빠르게 회복되다가 이후 약 2년에 걸쳐 서서히 회복되는 경과를 밟게 된다. 일부에서는 감각 이상이 더러 남아 있으나, 근력 약화는 발병 이전으로 회복되기도 한다.

김 전문의는 “신경계 질병에서 증상의 회복은 서서히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평균적이다. 환자에 따라 전혀 회복되지 않거나 30% 정도는 후유증이 발생한다. 특히 초기 3~6개월에 회복 속도가 빨라 이 시기 회복 정도가 후유증을 결정하기에 초기에 적극적인 재활 치료가 중요하다”며 “척추염은 원인에 따라 시신경염이나 뇌병변으로 재발이 되는 경우도 있음으로 정확한 원인 질환 진단을 위한 노력뿐 아니라 재발 시 가능한 빠른 의학적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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