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화는 추리소설계의 전설 ‘애거서 크리스티’(1890~1976)가 실제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행복한 신혼부부를 태운 나일 강의 초호화 여객선. 그 곳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위태롭고 불길한 분위기의 선상에서 탑승객들을 심문하는 탐정 ‘에르큘 포와로’가 등장한다. 모두가 범인으로 의심되는 가운데, 연이어 발생한 살인 사건은 그의 영혼을 송두리째 뒤흔든다. 관객은 마지막 순간까지 예기치 못한 반전을 겪게되고 결국에는 놀라운 결말을 보게된다.
이 영화는 감독이자 배우인 케네스 브래나가 2017년 ‘오리엔트 특급살인’에 이어 또다시 내놓은 추리극이다. 전작이 캐릭터들에 대한 설명에 집중하면서 늘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던 것을 의식한 듯 이야기를 빠르게 전개하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탄탄한 스토리는 물론이고 세련된 영상미로 볼거리도 늘어났다. 1930년대 이집트를 구현하기 위해 만들어낸 세트의 스케일과 의상이 돋보인다. 원작으로 인해 이미 ‘스포일러’된 상황. 다 아는 결말을 어떻게 표현해내느냐가 관건인데, 두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갈 정도로 영화의 편집과 구성이 잘 짜여져 몰입감을 더한다. 배우들의 앙상블 또한 시너지를 내면서 캐릭터 각각의 입체감을 부여했다.
다만 전형적인 탐정물의 구성 방식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탐정물의 클리셰가 겹치면서 영화 속 많은 장면들은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준다.
이번 영화엔 브래나와 함께 갤 가돗, 레티티아 라이트, 아네트 베닝, 아미 해머, 톰 베이트먼 등이 출연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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