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헷갈리는 방역지침, 시민불안 가중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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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헷갈리는 방역지침, 시민불안 가중시킨다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2.02.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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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울산지역 신규 확진자가 795명(10일 오후 6시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 8일(791명)에 이어 사흘 연속 700명대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국적으로는 10일 0시 기준으로 5만명을 훌쩍 넘겼다.

이처럼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정부는 10일부터 방역 및 의료체계를 크게 전환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방역체계 변경으로 현장에서는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오미크론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확산하면서 시민들은 물론 의료진들조차 헷갈리고 있는 것이다.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갈수록 방역당국은 더욱 정신을 차려야 한다. 잘못하면 지역 방역체계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도 있다.

울산의 경우 10일부터 고위험군만 집중 관리하는 새로운 방침이 적용됐다. 그러나 재택치료 환자 의료상담을 전담할 울산지역 9곳의 의료기관에는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 환자 분류 명단이 전달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이들 병원에서는 기존 환자 가운데 집중관리군에 속하는 3~10명 내외의 환자에게만 하루 2번씩의 전화 상담을 진행했다. 하루 800여명의 확진자가 쏟아져나오는 상황에서 한시라도 빨리 집중관리를 받아야 할 환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대기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 정부는 지난 9일 ‘집중관리군’ 범위를 갑자기 바꿨다. 당초 60세 이상과 50대 고위험 기저질환자가 그 대상이었으나 시행을 하루 앞두고 ‘60세 이상과 60세 미만 가운데 먹는 치료제를 처방받았으며 지방자치단체장이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자’로 변경했다.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자는 제외시킨 것이다. 또 고위험군으로 올려 놓으려던 임신부는 ‘일반환자군’으로 분류해버렸다. 보건소와 병원에는 시민과 확진자들의 문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집중관리군인지, 일반관리군인지, 어떻게 진료·처방을 받을 수 있는지 알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최근 방역당국은 이달 말 하루 확진자가 13만~17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무증상 환자 등 잠재적인 환자들까지 합하면 앞으로 확진자는 20만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추정한다. 급증세라고는 하나 지금까지의 상황들은 대부분 예견됐던 것들이라는 점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방역당국이 좀 더 빠르게, 좀 더 효율적으로 이번 위기에 대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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