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열섬현상과 미세먼지 문제는 그 동안 수 없이 거론돼온 과제다. 그러나 갈수록 폭염은 더 심해지고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은 심각해지고 있다. 이번에 울산시가 본격적으로 추진할 도시바람길숲 조성사업은 더 이상 울산의 열섬현상과 미세먼지를 방치할 수 없다는 자성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황폐화돼가는 도심을 되살리려는 시와 시민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울산의 도시바람길숲 조성사업은 신불산·대운산·문수산·무룡산·백운산 등 울산을 에워싸고 있는 산에서 찬 공기가 자연스럽게 내려오도록 숲을 곳곳에 조성해 대기오염물질을 걸러내고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독일 기상청 등이 개발한 과학적 기법이 활용된다.
열섬 현상은 도시 중심부 기온이 외곽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뜨겁게 달궈진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건물 냉난방, 자동차 등에서 발생하는 열이 주원인이다. UNIST 조기혁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열섬현상은 열대야 현상을 일으키고 오존과 미세먼지의 2차 생성을 유발해 대기질을 악화시킨다. 그는 “도심지 도로 주변에 녹지를 확보해 개방성을 높이고, 차로를 줄이고 보도를 넓히는 ‘도로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며 “특히 녹지 확보는 시민휴식 공간으로 활용될뿐만 아니라 대기오염물질을 줄이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2020년 발표한 ‘도시숲 미세먼지 저감 효과와 증진방안’에 따르면 일종의 수벽인 보도 내 하층 숲을 조성할 경우 미세먼지는 32.6%, 초미세먼지는 15.3% 저감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울산을 비롯한 전국은 최악의 열섬 현상을 겪었다. 특히 울산은 처음부터 도시계획이 잘못돼 열섬 현상이 다른 도시보다 심한 편이다. 녹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건물만 빼곡하게 지어진 기형적인 구조가 된 것이다. 이번 도시바람길숲 조성 사업이 울산 도심을 살리는 촉매가 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