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젊은도시에서 고령사회로…구체적·심층적 정책 수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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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젊은도시에서 고령사회로…구체적·심층적 정책 수립해야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2.03.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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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올해 안으로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사회’는 만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율이 14%를 넘긴 사회를 말한다. 한국은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지 17년 만인 2017년 고령사회로 들어섰다. 울산은 고령사회 진입이 다른 도시에 비해 비교적 늦지만 베이비부머들이 노인기에 접어들면 순식간에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고령사회 진입에 대비한 정책이 절실한 울산이다.

울산시가 24일 발표한 ‘통계로 본 울산 노인 인구 변화’를 분석한 결과 가장 시급한 정책은 역시 의료 서비스와 일자리 확보 문제였다. 지난 2020년 조사에서 노인들은 44.7%가 ‘의료서비스 확대’를 꼽았고, 25.3%는 ‘노인 일자리 제공’을 들었다. 나머지 노인들은 ‘소외 노인 지원강화’ ‘노인여가 복지시설 확층’ 등을 희망했다. 그 중에서도 ‘노인 일자리 제공’은 지난 2018년 조사 때부터 계속 응답률이 높아지고 있어 일자리에 대한 노인들의 절실함을 드러냈다. 희망 월평균 임금은 ‘150만~200만원 미만’이 61.1%로 가장 많았고, 희망 직종은 ‘경비 및 청소 관련직’이 42.4%로 가장 많았다.

전국 최고의 제조업 도시 울산이 고령사회에 들어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울산이 더 이상 ‘젊은 도시’가 아님을 입증하는 것이다. 과거 울산은 전국에서 모여든 젊은 노동자들이 북적거리던 도시였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울산의 만 65세 이상 인구는 15만2916명으로, 전체 인구의 13.6%를 차지하게 됐다. 물론 세종시보다는 젊은 도시이긴 하지만 거기에 비할 바는 아니다.

울산의 노령사회 진입은 너무 급격하게 이뤄진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국내 전체 고령 인구가 연 4.4%씩 증가 중인 것과 비교하면, 울산의 고령 인구 증가율 7%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처럼 한꺼번에 고령 인구가 급증하는 것은 그 동안 울산으로 들어왔던 베이비부머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시작한 지난 2020년 울산의 노인 구직신청 건수는 6862건에 달했다. 이는 전년대비 35.8%가 급증한 것이다. 울산의 고령사회 진입은 도시의 성격과 역동성 면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특히 노인 일자리와 의료서비스는 도시의 인구 감소와도 직결돼 있다. 울산시는 선언적이고 표피적인 고령친화도시 구호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좀 더 심층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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