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진중시행- 진짜 중요한 것은 시민의 목소리에 부합하는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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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진중시행- 진짜 중요한 것은 시민의 목소리에 부합하는 행정
  • 경상일보
  • 승인 2022.08.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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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석주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중국 북송때 어느 한 마을에서 아이들이 숨바꼭질 놀이를 하다가 한 아이가 큰 물독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게 되었다. 주변에 있던 어른들이 이 아이를 구출하기 위해서 “사다리를 가져와라, 밧줄을 가져와야 된다”며 요란법석을 떨었지만 그 사이 물독에 빠진 아이는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이걸 지켜보고 있던 사마광(司馬光)은 주변에 있는 큰 돌을 주어다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물독을 향해 던져 물독을 깨버렸다. 순식간에 물독은 깨지고 물독에 빠졌던 아이는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게 된다. 비록 비싼 항아리는 깨졌지만, 아이의 목숨은 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사마광은 후에 중국의 3대 역사서 중 하나이자 동양사회에서 지도자들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인식되며 제왕학의 교과서로 사용되는 ‘자치통감’을 편찬했다.

지난 5월10일, 새 정부가 출범했다.

지난 몇 년간 주택 가격 급등에 따라 부동산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주택시장 안정화’는 새 정부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선정되었다. 이에 새 정부는 임기 5년 동안 매년 50만호씩 250만호 주택공급을 발표하였다. 이는 안정적 주택공급이 집값 안정화의 가장 본질적 해결책이라고 판단해서이다. 문제는 속도이다. 주택은 공장에서 찍어내어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성품이 아니다. 토지확보에서 준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처럼 주택공급 정책의 성과는 단기간에 나타나기 어려운 만큼 주택공급 시스템을 개선하고 다양한 시장 참여 주체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때 장단기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그 출발점이 공공의 역할로 주택건설사업 인허가 기간 단축과 주택사업개발 부지내 폐도 허가이다.

현재 울산에서 주택건설사업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 교통영향평가, 경관·건축 통합심의, 사업승인에 10개월이나 소요되니 실제 착공에서부터 준공까지는 더욱 느려질 수 밖에 없다. 시민들이 보다 체감할 수 있는 주택공급을 위해서는 통합심의 등 인허가 과정을 과감히 단축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안전을 위한 심의는 생략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구 도심내 민간개발 시 기존 도로의 폐도를 통해 주택건설사업의 속도를 높이고 노후주거지역의 주거환경 개선도 병행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행정이 현장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사실에 치중해야지 문자에 치중해서는 안된다.

2016년 전남 곡성을 배경으로 제작된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에서 딸 효진역을 맡은 배우 김환희가 남긴 대사 “뭣이 중헌디, 도대체가 뭣이 중허냐고!뭣이 중헌지도 모름서…”는 그해 최고의 명대사가 되었다. 이후 국민들 사이에서는 정치권 등에서 갑갑하고 답답한 상황을 연출하면 “뭣이 중헌디”를 내뱉게 되는 세태어가 되었다.

최근 다른 지자체에서는 이미 개별 심의를 통합하겠다는 정책을 실행 중에 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시와 의회는 시민과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귀중하게 듣고 시대의 요구사항에 긴밀한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은 진짜 중한 것을 위해 과감히 물독을 깨뜨리는 행정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표적 캐치프레이즈이자 신속한 정책실행을 요원하는 “좋아! 빠르게 가!”를 울산에서도 외쳐보길 희망한다.

문석주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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