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2호 국가정원을 1등 국가정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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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2호 국가정원을 1등 국가정원으로
  • 경상일보
  • 승인 2022.08.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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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환 울산광역시의회 의장

“순천만 국가정원과 비교해 태화강국가정원은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너무 빈약하고, 주차문제는 아주 불편합니다.”

필자가 울산 시민은 물론 다른 지역 사람을 만나면 곧잘 듣는 말이다. 태화강국가정원과 순천만 국가정원을 모두 둘러본 사람들의 이구동성(異口同聲)이다. 애정 어린 항변이 섞인 질문이다. 수긍되는 측면도 있지만, 도리어 항변하고 싶은 마음이다. 순천만 국가정원과 태화강국가정원은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역사에서 차이가 있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2015년에 1호로 지정되었고, 태화강국가정원은 2019년에 2호로 지정됐다. 4년이라는 시간의 간극도 있지만, 순천만 국가정원과 달리 태화강국가정원은 ‘코로나 사태’라는 돌발 악재로 국가정원 지정 직후 대내외에 널리 알릴 절호의 기회를 빼앗겨 버린 불운도 한몫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화강국가정원은 기대 이상은 아닐지라도, 기대만큼의 효과는 거두고 있다. 순천만 국가정원과 단순 비교할 수 없는 태화강국가정원만의 이점 때문이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관람 요금을 지불해야 하지만, 태화강국가정원은 무료다. 순천만 국가정원이 도심 외곽이라면, 태화강국가정원은 도심 한가운데다. 접근성은 태화강국가정원이 더 낫다. 다만, 차량을 이용하면 턱없이 부족한 주차공간 때문에 불편을 겪는다. 도심 한가운데라서 주차장 확보도 여의치 않다.

궁여지책 끝에 태화강국가정원 십리대밭 축구장을 옮기고, 그곳에 주차장을 설치키로 했다. 그런데 대체 축구장 이전이 늦어지면서 주차장 조성도 함께 밀리고 있다. 대체 축구장 부지의 그린벨트 해제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린벨트 해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민선 8기 김두겸호가 이 문제에 대해서도 보다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

축구장 이전과 주차장 조성은 한꺼번에 두 개의 난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줄 기회다. 관광의 시선과 감상의 느낌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어떤 사람은 꽃과 나무와 대나무와 강, 새와 물고기를 한 곳에서 관람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반면, 어떤 사람은 몸과 마음이 함께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반응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태화강국가정원이 전자(前者)라면, 순천만 국가정원은 후자(後者)에 가깝다. 태화강국가정원은 자연이라는 생태환경 측면에서는 순천만 국가정원에 뒤지지 않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순천만 국가정원에 비해 알차지도 풍성하지도 않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테마별 정원은 물론, 국가정원을 순환하는 관람차, 뻘배를 활용한 갯벌 체험, 한방체험센터와 야생동물원까지 운영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순천만 국가정원의 볼거리와 즐길거리에 만족한다. 태화강국가정원이 본보기로 삼아야 할 지점이다. 생태환경은 그것대로 살리면서, 인공적인 요소도 가미해야 한다. 천연감미료와 인공조미료의 절묘한 조화로 태화강국가정원만의 특색 있는 맛을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태화강국가정원에도 체험이 가능한 즐길거리를 만들고, 울산의 스토리텔링을 입혀야 할 것이다. 태화강국가정원은 하천법을 적용받는 부지라 제약이 많겠지만, 지방정부가 의지를 갖고 중앙정부와 협의하면 못할 것도 없다. 남산과 연계한 케이블카와 집라인 등을 조속히 추진하고, 태화강국가정원에 어울릴 수 있는 놀이기구와 시설의 설치도 병행해야 한다. 안전과 운영비 문제로 중단했던 태화강 나룻배 운항도 재개하고, 동굴피아 연계도 하나의 방안이다. 스토리텔링 차원에서 울산이 낳은 고복수 선생은 물론, 태화강을 비롯하여 울산의 명소를 주옥같은 가사에 담은 ‘울산아리랑’을 부른 오은정 노래비의 활용도도 높여야 한다. 필요하다면, 종합운동장 보조구장 한 귀퉁에 있는 것을 태화강국가정원으로 옮겨도 좋다.

국가정원답게, 국비확보는 필수다. 지역 국회의원들과 긴밀한 유대 및 협력 관계 속에서 더 많은 국가예산이 태화강국가정원에 투입될 수 있도록 공직자들이 뛰어주길 바란다. 포항, 영주, 충주, 거제, 춘천, 구미, 평창 등 전국의 지자체들이 3호 국가정원 지정을 위해 나선 것은 국가정원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반증이다.

2호 국가정원을 1등 국가정원으로 만드는 노력은 민선 8기 출범 초기인 지금이 적기다.

김기환 울산광역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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