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울산을 울산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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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울산을 울산답게
  • 경상일보
  • 승인 2022.08.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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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룡 울산시의회 부의장

맹자는 문제 해결의 방책으로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을 강조했다. 생활의 안정 즉, 먹고사는 문제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2000여 년 전 사상가의 철학이지만, 대통령이 나라를 이끄는 민주공화국 시대에도 ‘국가란 무엇인가’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이다. 지역의 발전과 주민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지자체장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민선 8기 김두겸 울산시정도 먹고사는 문제에 전력을 쏟을 수밖에 없고, 절박한 문제이다. 60년 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이후 울산은 초고속 압축성장의 모델이었다. 가장 잘 사는 도시도 울산이었고, 가장 역동적인 도시 또한 울산이었다. 가정 젊은 도시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 울산은 그 모든 영광을 뒤로하고 침체를 겪고 있으며, 자칫 잘못하면 쇠퇴와 쇠락의 역사로 내몰릴 수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온갖 힘듦과 어려움을 가득 안고 출범한 김두겸호가 헤쳐 나가야 할 난관은 차고 넘친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시급한 동시에 가장 어려운 숙제이다. 열쇠는 현안도 일자리, 숙제도 일자리이다. 울산이 쉼 없이 성장과 발전을 지속해올 수 있었던 동력은 일자리였다. 울산에서는 적어도 먹고사는 걱정은 하지 않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실제로도 그랬다. 공해와 오염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도 없지 않았지만,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을 일자리와 풍요로운 삶이 보장됐다. 경제위기와 함께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일자리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일자리 지키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더욱 요원한 문제였다.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공공의 일자리를 억지춘양식으로 만들어봤지만,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이었다.

결국 일자리 창출은 기업이 할 수밖에 없고, 기업이 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도시라는 기본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김두겸호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 하기 좋은 울산을 다시 만들겠다고 방향을 잡은 것은 제대로 진단한 셈이다. 명의의 조건은 진단과 처방이다. 그 가운데서도 병세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김두겸호의 진단은 정확했고, 그 방향에 따라 최근 현대자동차가 전기차공장을 울산에 세우겠다는 결정을 이끌어낸 것은 적절한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김두겸호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울산의 3대 주력산업 경쟁력을 다시 높여나가야 한다. 4차 산업과 접목시켜 주력산업의 구조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수소 및 바이오산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과 육성에도 전력해야 한다. 김두겸호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거기에 기업들이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행정력을 모아야 한다.

김두겸호가 풀어나가야 할 또 하나의 난제는 정주여건을 확충하는 것이다. 기장과 양산 등지로 떠난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자족기능을 갖춘 신도시를 조성해야 한다. 비슷한 규모의 광역단체와 어깨를 견줄 수 있도록 의료와 교육 등의 인프라 보강도 시급하다. 상급 병원과 종합대학 유치에도 다시 시동을 걸어야 한다.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 그리고 문화관광산업을 또 하나의 성장축으로 본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울산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산업 다양화가 절실하다. 연간 50만 명 이상의 외지인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공장을 견학하기 위해 찾고 있지만, 체류형 관광이 아니라 그냥 스쳐 지나가고 있다. 울산을 찾는 사람들이 좀 더 오래 머물고, 재미나게 놀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반구대암각화, 영남알프스, 태화강국가정원 등 산과 바다, 강을 아우르는 매력적인 관광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도시가 바로 울산이다.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을 모토로 울산을 울산답게 만들어 나갈 김두겸호가 잘 끼운 첫 단추만큼, 다음 단계에서도 시민들의 기대와 바람을 제대로 실현해나가길 바란다. 다만, 홀로 모든 짐을 떠안지 말고, 시민의 대표기관인 우리 의회와도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고, 든든한 뒷받침을 받을 수 있도록 경청과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주길 희망한다.

이성룡 울산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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