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친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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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친목회
  • 경상일보
  • 승인 2022.08.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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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모 대송중 교사

자기 일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업무를 잘 감당하면 그 단체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여기에는 생각할 점이 있다. 전문가로만 구성된 집단은 늘 완벽한가? 능력치 100을 가진 사람 5명을 모아놓으면 500이라는 결과가 늘 나오던가? 정답은 둘 다 ‘아니오’ 이다. 단체는 개인의 단순한 합이 아니며, 의사소통과 화합이 없으면 성과가 저조하다.

그래서 단체나 회사는 구성원 간의 인간관계와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이를 살려서 성과를 높여왔다. 일정 규모 이상의 집단에서 친목회(상조회)가 존재하는 이유다. 회사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친목회가 있다.

명칭을 들여다보면 친목(親睦 : 친하면서 화목), 상조(相助 : 서로 돕다) 등 처음부터 목표가 명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친목회는 경조사, 야유회, 회식, 전입환영, 전출격려, 친목장학금 등을 주관한다. 친목회장과 총무가 있는데 몸 쓰는 일이 많은 남자 총무, 회계를 담당하는 여자 총무 체계가 일반적이다.

3월 새 학년이 시작하면 친목회장을 뽑는데, 학교마다 특색이 있다보니 선출 방법이 다양하다. 지원자를 받거나, 다수결 투표로 뽑거나, 전임 친목회장이 후계자를 지목하거나, 나이 OO세에 가장 가까운 교사를 시키거나, 총무가 다음 년도 회장이 되거나, 전입 온 교사 중에 친목회 경력있는 사람을 앉히거나, 제비뽑기 등 가지가지다.

지원자가 없으면 모두가 난감해 한다. 수업하랴, 담임하랴, 업무하랴 바쁜 와중에 친목회라는 막중한 업무가 얹어지니 대부분이 기피한다. 그렇다고 친목회가 없으면 인간관계 조율, 경조사 소식 전달을 개개인이 다 알아서 해야하니 구성원 전체의 피로도가 높아진다. 솔직히 말해서 ‘내 고통을 누군가 줄여줬으면’하고 바라면서도 총대를 짊어지자니 덜컥 겁나는 상황이 매년 반복된다. 그만큼 친목회 운영진에게 구성원들이 감사하고 있다. 친목회 운영진은 감사 표현 한 마디에 힘을 내고, 불만 한 마디에 상처를 입는다.

친목회 운영진은 인사위원회, 교육청 보고, 심사, 임명장 수여라는 공식적인 과정이 아니라 ‘사람 세워놓고 박수 치면 끝’이라 보면 된다. 교육 법령에도 없고, 사대·교대에서 가르치지 않는 비공식 분야지만 역할과 파급력이 매우 크다. 교육청은 모든 학교의 경조사를 취합하는 게시판을 운영할 정도로 각 학교 친목회를 인정하고 있다. 사람은 애당초 사회적 동물이기에 친목회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변하지 않는 또 한 가지는 가독성을 위해 친목회 규칙이 A4 1장 분량이라는 점이다. 친목회는 언제나 회원들을 배려해왔기 때문이다.

김경모 대송중 교사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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