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부지 매각설’ 신세계, 분명한 입장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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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울산부지 매각설’ 신세계, 분명한 입장 밝혀라
  • 경상일보
  • 승인 2022.08.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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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에 이어 신세계그룹도 광주에 복합쇼핑몰 사업 추진을 공식화했다. 롯데그룹까지 가세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국내 유통업계에서 마지막 ‘기회의 땅’으로 여기는 광주 쟁탈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문제는 광주에서 터진 ‘쇼핑몰 전쟁’이 울산 중구 혁신도시 쇼핑몰 건설을 없던 일로 만들어버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광주에서 신세계그룹이 ‘스타필드 광주’(가칭) 건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신세계측은 “백화점 개발 재원이 부족하면 울산 부지라도 팔아서 돈을 대겠다”고 했다는 광주지역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이와 관련 신세계 측은 18일 “해당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기사도 정정된 것으로 안다. 광주 신세계는 법인 유보금 2500억원을 사용하고 증자 등을 활용해 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울산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니 걱정 안해도 된다”고 진화에 나섰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리가 있는가. 광주 쇼핑몰 건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서 농담 삼아 한 말이라고 하더라도 신세계의 울산사업에 대한 인식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신세계는 울산시민들의 반발을 우려한 때문인지 17일 그동안 미뤄왔던 혁신도시 개발부지에 펜스를 치겠다는 개발행위 신청을 했다. 울산 중구청은 “관련 부서 협의 후 이상 없다면 다음달 중 펜스가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를 친다고 안심할 일은 아니다. 펜스만 쳐놓고 수년간 착공을 않거나 부지를 매각할 수도 있는 일이다. 이달 말로 예정했던 주민설명회도 지구단위계획 변경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사실상 연기됐다. 불과 한달여 전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설령 예정대로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신세계가 최근 제시한 주상복합건물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도로가 좁은 혁신도시에 82층 규모의 오피스텔 위주의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도 문제는 없는가, 백화점 건립으로 주민생활편의를 증진하겠다는 특별계획구역(2만4332㎡) 공급의 취지는 무시돼도 되는 것인가라는 문제들이 있다. 허투로 볼 일이 아니다. 10년 가까이 질질 끌어온 탓에 피로도가 커져 인지부조화가 발생해 무엇이라도 빨리 짓기만 하라는 식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 건물이 높다고 해서 랜드마크라고 부추기는 것도 위험하다. 랜드마크의 중요한 요건은 높이나 규모가 아니라 공공성과 접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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