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동서발전이 올해 6월20일 발표된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S등급을 받았다. 이는 2010년 한국전력, 2011년 한국공항공사가 S등급을 받은 이래 10년만이자 역대 3번째에 해당하는 쾌거이다. 특히 한국전력은 당시 아랍에미리트 원전 건설사업 4기를 수주한 실적이 있었고, 한국공항공사의 경우는 KTX와의 경쟁 속에 공항 이용객 수가 최초로 5000만명을 돌파했고 당기순이익이 88% 이상 증가한 실적이 있었다. 이에 반해 동서발전은 바로 내세울 만한 뚜렷한 성과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S등급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외라는 말도 있었지만 그렇기에 더욱 값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기재부에서 밝힌 이유는 재난안전사고 예방, 윤리경영 등 사회적 가치구현에서 성과를 달성했고, 발전설비의 안정적 운영 등 주요사업에서도 높게 평가했다고 한다. 사실 6년간 사망사고 제로인 안전부분과 발전사 최저 고장정지율 등 객관적인 지표에서 좋은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객관적인 실적만으로 10년동안 없던 S등급을 달성한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이러한 객관적 실적 못지않게 그러한 실적을 꿰는 실이 필요할 것이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그것이 새롭게 설정한 한국동서발전의 가치체계가 아닐까 생각하고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동서발전의 기존의 가치체계는 미션이 ‘We Make Energy For Happiness(따뜻한 에너지로 만들어가는 행복한 세상)’, 비전이 ‘Enrich The World With Clean Energy(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친환경 에너지 기업)’였다. 멋진 말이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자. 기업의 가치체계가 무엇인가? 그냥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말을 선정하면 되는 것인가? 기업의 가치체계란 그 기업구성원이 어떤 일을 함에 있어 판단의 기준이 되고, 행동의 지침이 되며,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나아가 사회에 그 기업의 운영방침을 천명하는 것이다.
동서발전은 발전공기업이다. 발전공기업의 임무는 누가 뭐래도 국가가 필요로 하는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즉 정전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올여름 이례적인 폭염현상 속에서 정전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많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 공급하는 것이 미션이지 거기에 무슨 국민의 행복이 필요한가? ‘국가 필요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 이것이 새로 설정한 동서발전의 미션이다.
현재 우리나라 총 발전설비용량이 약 130기가와트(원전 1기를 1기가와트로 보면 된다)인데 동서발전은 9.4기가와트 정도로 7%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 석탄발전이 6.4기가와트이고, LNG 복합발전이 3기가와트 정도이다. 즉 동서발전은 현재 석탄발전회사라는 말이다. 현재의 동서발전이 우리의 미션인 안정적인 전기공급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력발전소를 고장없이 잘 가동하면 된다. 그런데 탄소중립을 선언한 2050년에는 어떻게 되는가? 그 때에도 국가 필요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안에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 전환을 마지못해 해 나갈 것인가 아니면 선도적으로 해 나갈 것인가. 그래서 동서발전의 비전을 ‘친환경 에너지전환 선도기업’으로 정했다.
친환경 에너지전환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 동서발전은 세가지 방향을 설정했다. 첫째는 뭐라고 해도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울산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울산앞바다 부유식 해상풍력 6개 사업 중 4개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 둘째는 에너지 효율화 사업이다. 절전이 곧 발전이다. 형광등을 LED로 교체하고, 사람이 없으면 자동으로 전기가 꺼지도록 하고, 전기요금이 싼 밤에 전기를 저장했다가 낮에 사용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전기를 절약하는 사업이다. 대학캠퍼스에너지 효율화사업, 에너지 제로 빌딩사업, 스마트시티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셋째는 상생이다. 에너지전환을 해 나감에 있어 중소기업들과 함께 가자는 것이다. 기존 협력업체들이 함께 전환할 수 있게 지원하고, 나아가 지역의 다른 업체들도 이 흐름에 동참할 수 있게 유도해 장차 에너지 전환사업이 우리나라의 수출동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