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동부경찰서는 전세 사기로 약 15억원 가로챈 혐의를 받는 일당 28명을 검거하고, 이들 중 총책과 브로커인 40대 A씨를 포함한 4명을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돈을 빌려준다며 가짜 임대인과 임차인을 모집한 뒤, 허위 임대차 계약서를 만들어 금융기관에서 전세 대출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전세자금 대출상품이 다른 대출보다 비교적 보증 한도가 잘 지원된다는 점을 이용해, 모집된 대출 희망자 약 20명가량을 임대인과 임차인으로 역할을 분담한 후 주택임대차계약서 등 대출심사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게 했다.
이후 작성된 허위계약서 등을 금융기관에 제출해 약 15억원 상당의 대출금을 불법적으로 받아 편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SNS를 이용해 주로 사회초년생 대출 희망자를 모집했으며, 대출 희망자들에게는 명의를 빌려준 대가로 수십만~수백만원씩을 지급하고 나머지 대출금은 자신들이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임차인 역할을 맡은 명의자들 중 일부는 명의를 제공했음에도 모집책으로부터 대출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A씨를 포함한 4명을 구속하고, 3명을 입건했으며 대포폰을 제공한 1명과 범행에 가담한 대출명의자 20명을 수사하는 등 총 28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 경험이 적은 20~30대 사회초년생들이 ‘학력 무관, 무직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모집책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전세자금 대출 사기 혐의로 수사대상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작성하는 서류가 허위는 아닌지 꼼꼼히 살펴야 하고 금융기관을 통해 대출 신청 과정에서 위법은 없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경찰청은 수사부장을 팀장으로 악성사기 척결 추진 TF를 구성해 강력한 단속을 펼치는 동시에 범죄 차단 및 예방을 위한 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국민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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