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일과 여가의 공간적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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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일과 여가의 공간적 융합
  • 경상일보
  • 승인 2022.08.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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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영 울산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 연구위원·도시계획기술사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합친 말로, 사무실이 아닌 장소에서 업무와 휴가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근무제도를 말한다. 휴가지에서 일과시간에는 일을 하고 퇴근과 함께 휴가를 즐기는 업무방식으로 시작된 워케이션이 점차 생활속에서 여유를 찾는 개념으로 확대되면서 전통적으로 생각되는 휴가지 뿐 아니라 일상속에서 편안한 휴가지와 같은 여유를 누리면서 업무를 볼 수 있는 정주의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의 상황은 비대면에 대한 인식 변화를 앞당겼고, 유연근무나 재택근무의 경험을 활용해 시간과 장소에 유연하게 대응해 업무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려는 방향으로 변화됨에 따라 업무와 여가 공간 선택의 자율성이 커지게 됐다.

이는 일과 개인의 삶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해 업무, 생활, 여가를 공간적으로도 분리하던 전통적 사고에서 탈피해 공간기능의 융합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이후 주거공간이 업무공간 또는 교육공간과 결합되기도 했고, 비대면활동의 확대로 업무와 여가활동의 시간과 공간을 완벽히 분리하기보다 이를 잘 결합해 업무효율성을 높이면서 개인의 삶의 여유를 추구하는 방식에 관심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개별 주택 내부의 공간구조에서 생활권내에서의 기반시설과 야외공간, 더 확대해 도시전체의 공간 수요가 변화하고 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워케이션 하기 좋은 지역은 접근성이 우수하고 자연친화적이며 감성레저를 즐길 수 있으면서 숙박·식음료·정보통신의 기반시설이 양호하고, 차별화된 지역특성이 두드러진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대규모 관광시설이 부족하고 단기간의 관광기반 개발에 한계가 있는 울산 지역은 도시서비스시설의 편리성을 더욱 강화하고 자연자원을 감성적으로 활용, 정비해 워케이션과 같은 최근의 삶의 방식 변화에 대응하면 새로운 지역활성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미 많은 지역에서 업무의 편리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공유오피스와 편안하면서 감성있는 숙박시설이 결합된 공간을 조성하고 있으며, 워케이션 수요가 큰 기업과 연계해 지역활성화방안을 마련하고 있음을 볼 때, 울산지역 또한 지역자원의 적극적 활용을 통한 사회동향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울산지역은 도농통합시의 특성으로 도시의 편리함과 농촌의 여유로움을 함께 갖추고 있는 도시이다. 워케이션 수요계층은 기존 직장 및 거주지와 차별화되어 다른 경험을 추구하면서 편리함과 여유로움을 함께 즐기고자 하며, 특정 활동에서는 교류와 정보교환을 필요로 하되 생활영역에서는 매우 개인적인 성향을 보이는 계층이다. 따라서 미래 생활방식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울산지역의 독특한 매력을 세심하고 감성있게 특화하고, 거주와 휴식이 결합된 기반시설을 해양, 산악, 문화 등 타지역과 차별화된 매력적인 공간에 조성하고 다양한 문화경험이 가능한 운영이 필요하다.

더불어 워케이션 수요대응은 공간정책 변화에 따른 지역활성화 뿐 아니라 창의인재의 유입을 통한 지역활성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워케이션이 가능한 분야는 시간과 장소에 영향받지 않는 업무영역으로 정보통신업종 및 창의적 업무에 적합한 것을 볼 때 관련 인력의 유입은 지역의 활동인구 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활동인구 구성의 변화는 이들 계층의 네트워크를 활발히 하고 이들 분야의 정보교류와 유무형의 기반 확충을 견인해 다양한 도시환경 조성이 가능하다.

주말과 성수기, 축제와 같은 특정 이벤트 시기에 집중되는 관광객 유치 및 관광정책 수립이 아닌 편리하고 쾌적하면서 기존 주거지에서 느끼지 못한 여유와 소소하지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해 생활공간내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여유와 휴식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은 워케이션을 즐기기 위해 유입된 인구 뿐 아니라 기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지역특성에 기반한 지역균형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주영 울산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 연구위원·도시계획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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