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늘어나는 들개, 포획도 중요하지만 반려견 유기부터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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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늘어나는 들개, 포획도 중요하지만 반려견 유기부터 막아야
  • 경상일보
  • 승인 2022.08.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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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이 들개 포획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개체 수는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들개들은 사람이 다니는 길목에 나타나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울주군 뿐만 아니라 다른 구청에서도 들개 포획단을 꾸려 적극 대처에 나서야 한다. 또 집에서 기르던 개를 버리는 행위도 강력하게 단속할 필요가 있다. 이 개들은 결국 번식을 통해 야생성이 강한 들개로 변하게 된다.

최근 울주군은 영남알프스와 서생명, 청량읍 등 곳곳에서 들개가 출몰하자 지난 1일부터 약 한달 동안 들개 포획단을 운영, 52마리의 들개를 포획했다. 이 들개들을 포획 과정에서 사람을 무는 등 상당한 공격성을 보여 일부는 안락사시켰다. 나머지는 유기동물센터로 인계해 보호 중이다.

이 들개들은 사실 들개라기보다는 유기견들이 야생에 적응해 공격성을 지니면서 들개로 돌변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유기견들이 도심 야산에서 새끼를 낳으면서 태생적으로 들개가 된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야생성이 강해 가축은 물론 사람들에도 큰 피해를 입힌다. 영남알프스에 서식하고 있는 들개들의 경우 대여섯 마리가 무리지어 돌아다녀 등산객과 자전거동호인들, 주민 등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경기도 남양주의 한 야산 입구에서 50대 여성이 대형견에게 목을 물려 숨지는 사건도 사실은 반려견으로 길러졌다가 버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반려견으로 길러졌다가 버려져 들짐승처럼 된 야생 유기견들은 유기견과 야생동물 사이의 애매한 위치에 놓여 있다. 현행법상 ‘인가 주변에 출현해 인명에 위해를 주거나 위해 우려가 있는 맹수류’는 야생동물로 지정돼 있지만 일선 지자체에서는 ‘들개’가 법령에 명명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이들을 보호 대상인 유기견으로 취급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유기동물 수는 2016년 8만9732마리에서 2020년 13만401마리로 4년 새 45% 넘게 급증했다. 동물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반려동물 등록을 적극 독려하는 동시에 야생 유기견을 신속히 포획할 수 있도록 관련 예산과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반려견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측면도 있지만 이들이 들개로 변하는 순간 인간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지금은 반려동물이 1000만을 웃돌고 있는 시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반려견을 계속 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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